“충북 문화의 바다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처럼….”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의 헤츠가세역에 근처에 위치한 임대주택인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행복한 공간이다. 강렬한 색채와 서로 다른 모양의 창틀 등이 눈길을 끈다. 옥상에 조성된 정원에는 수많은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는 옥상 정원의 시초로 알려졌다. 커다란 나무가 벽을 뚫고 나온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주창해 온 독특한 예술가의 영감과 철학을 담은 살아있는 미술관이었다. 동화 같은 마을에 온 착각이 들 정도였다.
1986년 2월 완공된 공동주택은 같은 디자인의 집이 하나도 없었다. 서로 다른 집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유럽을 방문 중인 김영환 지사는 이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문화의 바다 공간조성 구상을 구체화하고자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를 방문했다.
김 지사는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처럼 지구를 지키고 자연과 공존하는 문화시설을 충북에 도입할 생각”이라며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지키는 시설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연을 품은 도청은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고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오스트리아의 가우디’로 불리는 건축가이자 자연을 사랑하는 화가이다. 혐오시설이었던 소각장을 친환경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예술품으로 재건축하기도 했다.
충북도는 내년 도지사 집무실 등이 있는 본관 전체 사무실을 신관으로 이전한 뒤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87년 된 국가등록문화유산 충북도청 본관 건물이 그림책 도서관·전시관 등을 갖춘 문화복합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된다. 2003년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에 따라 구조변경은 외벽 30% 범위 내로 제한된다. 내년 7월에 착공해 2026년 개방이 목표다.
이와 함께 지난 7월 도청 옥상에 하늘정원을 조성했고 주차장 일부는 정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또 청주시 상당구 일원 땅속 지하벙커(옛 충무시설)를 ‘당산 생각의 벙커’로 명명하고 역사문화자원, 미디어 소재 등을 연계한 복합 문화 체험 공간도 조성한다.
도는 이 사업이 끝나면 근대문화유산과 인근 성안길 등 관광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도청 본관, 산업장려관, 당산 생각의 벙커, 청주향교, 충북문화관 등을 묶어 원도심 도보 관광의 명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빈=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