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대전 경험, 한국에 큰 위협” 尹-젤렌스키, 정보 교류 약속

입력 2024-10-29 20:09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러 군사밀착의 직접적인 이해 관계자인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긴밀히 소통하며 대응을 조율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북·러의 군사협력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했으며, 공동 대응을 위한 전략적 협의를 추진키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무기 지원을 넘어, 특수부대 파병이라는 위험하고 전례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직접적 이해 관계자’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에 민감 군사기술을 이전할 가능성도 문제지만, 6·25 전쟁 이후 현대전을 치러보지 않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얻은 경험을 100만이 넘는 북한군 전체에 습득시킨다면 우리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북한의 참전이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북·러의 군사적 야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전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실효적인 단계적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에 대표단을 급파해 북한군 파병 관련 정보를 우방국과 투명히 공유토록 한 사실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에 활발한 정보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이 임박해 있다”며 “이로 인해 전쟁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이 정부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파견하기로 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으며, 한국과의 적극적인 정보 공유를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만간 한국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러의 군사협력 진전 여하에 따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가능성까지도 열어둔 상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키이우를 전격 방문,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생즉사(生則死)·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대통령실은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기반한 안보, 인도, 재건 분야 지원을 계속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한 추가적인 협력 방안을 우방국들과 함께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