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 총리, 호화주택 사고 항공좌석은 무료 승급 ‘논란’

입력 2024-10-29 23:57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좌파 노동당의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국가적인 주택 위기 속에서 수백만 달러 가치의 해안 절벽가 고급 주택을 구입했다는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항공사에 항공권 무료 업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BBC방송은 30일(현지시간) 호주의 칼럼니스트 조 애스턴이 출간한 새로운 서적에 앨버니지 총리가 호주 대표 항공사인 콴타스 항공의 앨런 조이스 전 최고경영자(CEO)에게 요청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최소 22편의 항공권에 대해 좌석 승급 혜택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 문제에 대해 투명하게 밝혔다. 모든 항공편은 적절한 방식으로 (당국에) 신고됐다”고 항변했다. 이어 애스턴이 책을 팔기 위해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인 자유당 소속 폴 블레처 의원이 받은 업그레이드는 최소 69회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앨버니지 총리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교통부 장관을 지냈으며 노동당이 야당으로 전락한 뒤에도 예비 내각에서 2019년까지 교통부를 맡았다. 꾸준히 콴타스 항공과 직무연관성이 있는 직책에 있었던 셈이다. 호주 정부가 지난해 카타르항공의 호주 항공편 증편 계획을 막은 것도 특혜의 대가로 의심받고 있다.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는 “만약 카타르항공의 추가 운항이 허용됐다면 경쟁이 더 치열해져 항공 요금이 낮아졌을 것”이라며 “이전 교통부 장관 중 콴타스항공에 전화를 걸어 항공권 승급을 요청한 적이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내년 5월 이전 열릴 총선을 앞두고 앨버니지 총리와 노동당엔 악재가 거듭 터지고 있다.

앞서 알바니즈 총리는 지난 9월 시드니 인근 코파카바나 해안에 있는 한 주택을 430만호주달러(약 39억3000만원)에 구입한 사실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를 두고 기록적인 주택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가 호화 주택을 사들인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뉴스코프의 칼럼니스트인 패트릭 칼리언은 “스캔들은 이제 시작”이라며 “점점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