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흥행 돌풍을 일으킨 프로야구에 정산의 시간이 다가왔다. 사상 처음 1000만 관중을 돌파하고 스타 선수가 탄생하며 입장권과 굿즈(기획 상품) 판매 수입이 급증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돈맛’을 볼 차례다.
7년 만의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KS)까지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는 포스트시즌(PS) 분배금으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KS 5경기를 포함해 전부 매진된 PS 16경기에 35만3550명이 입장했다. KBO는 입장권 수입으로 약 146억원을 올렸다. 역대 PS 입장 수입 최고액인 2012년 약 104억원(15경기)에서 40.4% 늘었다.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KBO 사무국은 PS 입장 수입 중 운영에 든 비용을 빼고 나머지를 배당금으로 PS를 치른 5개 팀에 준다. 정규시즌 1위 팀에 우선 배당금 20%가 주어진다. 나머지 액수를 KS 우승팀 50%, 준우승팀 24%, 플레이오프(PO)에서 패한 구단 14%,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패한 구단 9%,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패한 구단 3% 순으로 분배한다. 통상 제반 비용은 40%가량으로 산정된다. 올해 경우 나머지 87억5000만원을 5구단이 나눠 갖는 셈이다.
이를 계산해보면 시즌 1위 팀 KIA는 17억5000만원을 우선 챙긴다. KS 우승으로 나머지 70억원의 절반인 35억원을 추가로 받는다. 52억5000만원을 손에 넣는 셈이다. 지난해 통합우승 팀 LG(29억4300만원)보다 1.8배가량 많다.
보너스도 있다. KIA는 모기업인 기아자동차로부터 우승 보너스를 전체 배당금의 50%까지 받을 수 있다. 상한선만큼만 받아도 약 26억2500만원이다. KIA가 PS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최대 금액이 78억7500만원에 달하는 것이다. KIA 관계자는 “2017년 우승 당시 보너스를 50% 받았으나 올핸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KS 준우승팀 삼성은 16억8000만원, PO 탈락 팀 LG는 9억8000만원, 준PO에서 패한 KT는 6억3000만원, WC에서 진 두산은 2억1000만원가량 받을 예정이다.
가을야구 탈락 팀들도 두둑하긴 마찬가지다. 올해 10구단 야구장에 1088만7705명의 관중이 몰렸다. 720경기 중 221경기(30.7%)가 매진됐다. 따라서 입장 수입만 1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처음 입장 수입 1000억원을 넘긴 지 1년 만에 50% 이상 늘었다. 방송 중계권료도 구단별로 연간 110억원가량을 받는다.
아직 정산하지 않은 굿즈 수입도 쏠쏠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KIA 김도영, 실력과 외모로 여성팬을 사로잡은 삼성 김영웅·이재현 등의 유니폼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아이돌급’ 인기를 누린 선수들의 포토카드 등 관련 상품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광주=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