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결혼, 한국 저출산 해법 될 수 있어”…인천에서 합동결혼식 열린 이유는?

입력 2024-10-28 21:21
인천노장년층합동결혼식추진위원회 제공

필리핀 국적의 여성 A씨는 18살 차이가 나는 한국인 남편을 만나 네 명의 자녀를 낳고 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다. 그들은 살림을 차린 후 한참이 지나고서야 결혼식을 올렸다.

인천노장년층합동결혼식추진위원회는 지난 26일 인천 부평구청 대회의실에서 6쌍의 합동결혼식(사진)을 열었다. 추진위원회는 이날 결혼한 부부에게 무상으로 결혼식을 열어주고, 한 부부당 축의금 50만원을 지원했다. 이날 행사엔 하객 300여명이 참석해 부부의 앞날을 축복했다. A씨는 “인천 시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결혼식을 열어줘 감동했다”며 “자녀를 잘 키우고 남편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4년전 노후희망유니온인천본부를 중심으로 기획됐으나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됐었다. 합동결혼식을 위해 ‘인천노장년층합동결혼식추진위원회’ 소속 공동추진위원장 55명과 자문위원·추진위원 80여명이 동참했다.

합동결혼식 주례를 맡은 전병금 전 CBS 이사장은 “합동결혼식에 참여한 부부의 사연을 들으며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받는 시간이었다”며 “결혼한 부부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 행복하고 기쁜 앞날을 만들어 가길 축복한다”고 전했다.

실무기획위원장인 이준모(인천 해인교회) 목사는 “오랫동안 쪽방촌 주민을 위해 합동 칠순 잔치를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저출산과 결혼 회피하는 세태에 다문화 가정이 한국의 저출산 해결에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