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아크(가칭)’는 소규모 팀에서 적은 비용으로 과감하게 만들고 있는 작품입니다. 게이머들이 재밌어하겠다는 자신감은 있는 상태입니다.”
양승명 프로젝트 아크 PD가 2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크래프톤 사무실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양 PD를 비롯해 함께 프로젝트 아크를 개발 중인 김영호 리드가 참석해 신작을 소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배틀그라운드’를 제작한 크래프톤의 산하 개발사 펍지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아크는 톱다운 뷰로 구현한 5대5 팀 기반의 밀리터리 전략 슈팅 액션 게임이다. 이야기 진행 중 등장인물이 겪는 변화 또는 내면의 여정을 의미하는 ‘인물호(Character Arc)’에서 이름을 따왔다. 글로벌 온라인 유통 플랫폼 ‘스팀’에 내년 얼리 엑세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 작업 중이다.
현재 프로젝트 아크 개발팀은 15명 이내로 프로게이머 출신을 비롯해 해외 게임 스튜디오, 스타트업 등을 경험해 본 소규모 개발자가 모여 제작 중이다. 특히 양 PD는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 ‘마비노기 영웅전’ 등을 개발했으며 김 리드는 1인 개발자로서 ‘좀비 앤 키(Zombies and keys)’를, 넥슨에선 듀랑고와 ‘크레이지슈팅 버블파이터’ 등을 만든 바 있다.
양 PD는 “프로젝트 아크 개발팀은 소규모로, 비교적 적은 예산을 들여 개발하고 있다. 코어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며 유저 친화적 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디 스타일을 추구하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톱다운 뷰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실적인 슈팅 메커니즘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총알이 3D 공간에서 정확한 궤적을 따라 날아가며 이용자는 엄폐물, 타겟의 높이, 맞추고 싶은 부위 등을 고려해 사격 각도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또 톱다운 뷰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부채꼴 모양의 시야를 통해 캐릭터가 볼 수 있는 영역과 볼 수 없는 영역을 명확히 구분했다. 복잡한 실내에서는 좁은 시야각을 활용하거나 사각지대를 고려한 전술적 플레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근접 총격전(CQB) 전술을 익힐 수 있게 구현했다.
양 PD는 “사실 개발하기 전부터 ‘톱다운 뷰로 슈팅 게임을 만들면 재밌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개발을 시작했던 건 아니”라면서 “다만 예전 듀랑고와 같은 새롭고 재밌는 액션 게임에 펍지의 건 플레이를 요소를 추가하다 보니 이러한 방향성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게임으론 ‘레인보우식스’ ‘발로란트’ ‘배틀그라운드’ 등을 꼽았다. 양 PD는 “개발 방향이 정해지고 나선 톱다운 뷰 게임을 많이 해봤다. 특히 3인칭 슈터(TPS)와 1인칭 슈터 게임(FPS) 장르 위주로 경험하면서 현실적인 건플레이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게임 제작자이기 전에 한 명의 게이머로서 영감을 얻고 이를 게임에 녹일 수 있게 집중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아크에는 각기 다른 주무기를 사용하는 캐릭터가 8종 있다. ‘AWM’ ‘MP5K’ ‘P90’ ‘Mk14’ 등 배틀그라운드에서도 볼 수 있었던 총기들을 주무기로 사용하며, 모든 총기는 각각 고유한 조준 흔들림과 반동 특성이 있다.
양 PD는 “캐릭터 중엔 배틀그라운드 세계관과 접점을 잇는 캐릭터도 있다”면서도 “배틀그라운드는 FPS 게임이고 우리와는 게임 경험 자체가 완전히 다르므로 총기 밸런싱 데이터를 그대로 활용하진 않았다. 소리나 반동이 튀는 정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폭파 미션 기반의 5대5 PvP(플레이어 간 대결) 모드는 공격과 방어로 대결을 펼친다. 공격팀은 ‘크립트(Crypt)’라는 장치를 해킹하기 위해 그 위에 ‘디크립터(Decrypter)’를 설치하고, 해킹이 완료될 때까지 이를 지켜야 한다. 반대로 방어팀은 디크립터의 설치를 막거나 크립트로의 접근을 차단하고 공격팀을 모두 제압해야 한다.
양 PD는 “PvP 모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여러 번 플레이했을 때 지루하지 않은 요소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맵마다 폭발물을 설치하는 사이트 위치가 다르고 바리게이트(방어벽)을 설치하는 법, 공격·수비진영에서 대비하는 법 등이 모두 다르다. 여러 전술을 게이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초심자의 마음으로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진들은 향후 이 게임의 e스포츠화도 고려하고 있다. 양 PD는 “우리 게임이 많은 분의 사랑을 받고 팬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매출과 수요 열망이 생기면서 e스포츠도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개발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게임을 이른 시간 내에 게이머 분들한테 보여드렸을 때 되게 재밌다고 느끼겠다는 자신감은 어느 정도 있는 상태”라고 자신했다.
프로젝트 아크는 내달 1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올해 지스타에서 게이머에게 처음 선보인다. 양 PD는 “프로젝트 아크는 FPS 못지않은 즐거움과 ‘리그 오브 레전드(LoL)’처럼 많은 전략을 갖춘 게임이다. 우리 게임이 조작할 부분도 많기에 키보드와 마우스가 안정화되면 향후 컨트롤러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