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치기하면 ‘삑삑’… 탑승 순서 위반 승객 잡는 기술 만든 아메리칸항공

입력 2024-10-29 07:03 수정 2024-10-29 07:03

아메리칸항공이 항공기 탑승 순서를 지키지 않는 이른바 ‘탑승구 새치기족’을 막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탑승 순서를 위반하는 승객을 자동으로 적발하는 스캐너 시스템을 워싱턴 D.C. 로널드 레이건 국립공항과 애리조나주 투손 국제공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국제공항 등 공항 3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아메리칸항공은 승객의 편의를 위해 그룹별 탑승 체제를 운영 중인데, 이 시스템은 승객의 탑승 그룹을 확인해주는 역할을 한다. 만일 탑승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삑삑’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그리고 직원이 “몇 번 그룹 승객입니다. 순서를 기다려달라”며 안내방송을 하고, 해당 승객은 항공권에 적힌 그룹과 함께 탑승하도록 돌려 보내지게 된다.

아메리칸항공이 이 같은 시스템을 마련한 이유는 탑승 순서를 지키지 않고 먼저 비행기에 타기 위해 탑승구로 몰려드는 승객을 막기 위해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위탁 수하물이 유료화되면서 수하물 요금을 아끼기 위해 비행기에 일찍 올라타려는 승객이 늘고 있다. 기내 선반을 차지하려는 것이다.

‘새치기’는 장애인이나 영유아 동반 가족 등 우선 탑승 대상자들의 탑승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먼저 타기 위해 우선 탑승권을 구매한 이들의 비판도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외신에 “새로운 기술을 시범 운영 중”이라며 “이 기술은 고객이 우선 탑승의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고, 같은 그룹의 탑승 진행 상황을 더 잘 보여줘 탑승 경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번 테스트 결과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공항에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른 항공사들도 승객의 탑승 경험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델타항공은 지난 5월 그룹별 탑승제도를 도입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창가 석 승객을 우선 탑승시키고 있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일반석 승객을 대상으로 후방 열부터 탑승하는 존 보딩 제도를 운용 중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