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발해는 중국의 변방정권”…中 또 역사왜곡

입력 2024-10-28 18:27 수정 2024-10-28 18:28
중국 국가민족사뮈원회가 펴낸 '중화민족 공동체 개론'. 바이두

중국 정부가 지난 3월 발간한 대학 교재가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의 변방 정권으로 왜곡해 서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국가민족사무위원회가 제작한 대학생용 교재 ‘중화민족 공동체 개론’은 “동북방에 고구려, 발해 등 변방 정권이 연속해 있었다”며 “그들은 모두 한문·한자를 썼고 역대 중국 왕조의 책봉을 받았다”고 서술했다.

중국은 2002년부터 ‘동북공정’을 추진하면서 고구려와 발해를 한국사에서 분리해 중국사에 편입시켰다. 이 책은 고려 태조 왕건이 918년 고려를 건국하면서 고구려를 계승한다고 선언한 것도 무시하고 고려와 고구려·발해는 계승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 정사인 ‘송사’에는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했다고 서술돼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 책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로 ‘중화민족 공동체’를 개념화한 최초의 통일적 교과서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단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등을 역설하면서 중화민족 공동체의식을 함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중국 당국은 이달 들어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홈페이지를 통해 이 책의 내용을 대중에게 알리는 온라인 강좌도 공개했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이 책 문제는 올해 상반기에 확인했다”며 “역사 왜곡과 관련해 중국에 계기가 있을 때마다 시정 요구를 해왔지만,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