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가 선거 경쟁 막바지에 접어들며 78세인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3개월 전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캠프의 공격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리스 캠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유세나 인터뷰 도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 영상을 반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뿐만 아니라 민주당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필라델피아 교외의 타운홀 미팅에서 질의응답을 중단하고 30분간 춤을 춘 돌발상황에 대해 “도대체 이 사람은 뭐가 잘못됐나”라는 조롱성 발언을 했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이날 엑스(X) 계정에 “그(트럼프)가 괜찮길 바란다”고 비꼬는 글을 게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발상황을 공격 소재로 삼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네바다주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 청중을 향해 “여러분들의 할아버지가 그렇게 행동했다면 얼마나 걱정이 되겠냐”라며 “우리는 더 늙고, 더 미친 트럼프가 안전장치 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는 억만장자 마크 큐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을 ‘미친 짓’과 ‘횡설수설’로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는 예전에 관세에 대한 이해가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력을 공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자신의 건강검진 기록을 공개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건강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건강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유는 아마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불안정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캠프의 이 같은 맹공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대선을 ‘후보 중 누가 더 대통령직에 적합한 정신건강을 지니고 있는지를 가리는 선거’로 규정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 전국 대변인 캐럴라인 리비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많은 언론 인터뷰를 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느 정치인보다도 활력이 넘치고 성실하다”고 반박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대통령이 되기에 더 적합하다고 답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강력한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폭스뉴스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5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한 지도자’라고 답했다.
박상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