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무인기, 백령도서 이륙” 북한, 허무맹랑 주장 계속

입력 2024-10-28 10:29 수정 2024-10-28 13:27
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캡처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를 분해해 조사한 결과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이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주장했다. 한국군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이날 이런 내용으로 한국발 무인기의 이륙 지점과 침입 경로, 목적을 확증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비행 조종 모듈을 분해해 비행 계획과 이력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해당 무인기가 10월 8일 오후 11시25분30초에 백령도에서 이륙해 북한 영공에 침범했다는 주장이다.

국방성은 “황해남도 장연군과 초도 주변 해상을 지나 남조압도 주변 해상까지 비행하다가 변침해 남포시 천리마 구역 상공을 거쳐 우리 수도 상공에 침입했다. 지난 9일 오전 1시32분8초 외무성 청사와 지하철도 승리 역사 상공에, 1시35분11초 국방성 청사 상공에 정치 선동 오물을 살포했다”면서 해당 무인기의 비행경로를 그래픽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그래픽을 보면 해당 무인기는 백령도에서 서해안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북진해 평양 상공에 진입했다가 비슷한 경로를 따라 역방향으로 백령도에 복귀하는 것으로 돼 있다. 국방성은 “주권 침해 행위가 재발하는 경우 도발의 원점(한국)은 영영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평양에서 한국군 운용 드론과 같은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지난 19일 주장한 바 있다.

한국군은 이런 북한의 주장에 대해 “그들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에 “한국군이 운용하는 무인기가 무거운 전단통을 매달고 수백㎞를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인기 비행 주체가 한국군이라는 근거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군이 북한 주장을 무시한 데 대해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무인기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하고 북한군이 확인해주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뒤 “이런 상황에서 더러운 서울의 들개 무리들이 어떻게 짖어대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