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태원 참사(2022년 10월 29일) 2주기를 앞두고 지난 24일 서울 ‘별들의 집’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김 지사는 유가족과의 간담회에 앞서 추모글을 남기는 포스트잇에 ‘159개 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간담회에서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또 찾아 주시고 위로해 주셔서 감사하다. 환영한다.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포스트잇의 ‘보고 싶다’는 글을 보니까 가슴이 먹먹해지더라. 유가족들 다시 한번...”이라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숨을 고른 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유족에게 “작년 12월에 (도담소)오셨죠? 그때 의현이 생일이었는데 이렇게 어머니를 뵈니까 또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저희가 그때 많이 소외됐었는데 차가운 냉대만 받다가 그때(도담소 오찬) 굉장히 따뜻함을 느꼈다. 굉장히 대접받는 느낌을 받아서, 굉장히 위로가 많이 됐다”면서 “한 숟가락을 입에 넣는데, 다들 울컥울컥하셔서, 밥 한 숟가락이 이렇게 감동적일까 했다는 말도 했다”고 회상했다.
김덕진 유가족측 대외협력팀장도 “사실 기관장이 초대해서 함께 시간을 가져주신 분이 (김동연 지사가) 처음이어서 기억에도 많이 남으시고 굉장히 큰 위로를 받으셨다”고 했다.
이에 김 지사는 유가족에게 오히려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여기(이태원 참사)에 정치가 어디 있느냐. 대통령이나 여당에 있는 정치지도자들도 같이 마음으로 공감해 주고 (위로)하는 것, 그런 것이 정치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 유가족이 “경기도 희생자분들이 많은데 추모 플래카드를 걸어주시길 도지사님께 조심스럽게 부탁드린다”고 하자, 김 지사는 “그렇게 하겠다. 저는 매일 그런 (추모의)마음”이라면서 즉석에서 “도청건물 외벽에 말씀하신 추모의 글을 크게 게시하도록, 안전실장이 바로 조치하시라”고 지시했다. 이어 “도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추모할 수 있도록, 도청 외에 경기북부청사에도 걸도록 하라”고 추가지시를 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저희 경기도에게 ‘이런 거 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으면 정말 서슴지 말고 아무 때나 얘기해 달라. 뭐든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유족들이 “2주기 행사 끝나고 한번 초대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지사는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초대하겠다. 와주신다면 제가 오히려 감사하고 기쁘다”면서 선뜻 요청을 받아들였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