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엄니’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김수미가 지난 25일 향년 75세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자신의 장례식장에 온 사람들이 춤추고 웃기를 바란다는 그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수미는 2018년 11월 18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 이승기, 육성재 등 다른 출연자들에게 영정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며 “어느 장례식장에서도 볼 수 없는 영정사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사고치고 가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사진을 찍고 싶다)”라며 “장례식장에 와서 헌화하고 영정사진을 봤을 때 사람들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바람에 걸맞게 이 프로그램에서 김수미는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붉은 단풍 아래서 영정사진을 찍었다.
김수미는 꼭 검은 옷이나 칙칙한 옷을 입고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다며 “장례식장의 사진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풍이 깔린 바닥에 누워 나무를 올려다보던 김수미는 “이 단풍 색깔을 봐. 나 더 살고 싶어. 너무 아름답다. 너무 행복하다”며 “너무 좋으니까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감상을 밝히기도 했다.
김수미는 “장례식장에는 보통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가 들리는데, 내 장례식장에서는 차라리 ‘징글벨 징글벨’ 이렇게 웃으면서, 춤추면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명을 다해서 갈 때 돼서 가는 사진은 밝은 사진도 좋아. 죽음은 받아들이는 거야. 누구나 죽잖아. 그치?”라고 덧붙였다.
실제 김수미의 빈소에는 2011년 고인이 출연했던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포스터가 영정사진으로 놓였다. 사진 속 고인은 목도리를 두른 채 쾌활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다.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 나팔꽃F&B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평생을 모두의 어머니로 웃고 울며 살아오신 김수미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언제나 연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시청자 곁에 머물렀던 김수미를 기억해달라”고 전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