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열흘 앞둔 가운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국 지지율이 동률을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전국 단위 지지율은 48% 대 48%로 같았다. NYT와 시에나대학이 이달 초 공개한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9% 대 46%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3%포인트 앞섰는데 격차가 사라진 것이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고무적이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지난 2016년과 2000년 대선 때 전국적으로 더 많은 표를 얻고도 주요 선거인단이 걸린 경합주에서 밀려 패배했다. 이번에는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하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온 가운데 전국적인 판세마저 비슷하게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서는 전국 지지율에서 앞서야 경합주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T 외에도 지난 몇 주간 전국에서 이뤄진 전체 여론조사의 평균을 집계해도 두 후보 간 격차가 점점 좁혀졌다. NYT는 “선거 막바지에 해리스 부통령의 입지가 오히려 전보다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28%만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 같은 비관적 평가는 역사적으로 집권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유권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현안으로 꼽은 이민 문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54%)이 이민문제를 더 잘 해결할 것이라는 답변이 해리스 부통령(43%)보다 높았다. 경제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 관리할 것이란 답변(52%)이 해리스 부통령(45%)보다 많았다. 다만 낙태권 보호의 경우 55% 대 40%로 해리스 부통령이 훨씬 높았다.
한편 유권자의 15%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들 중 42%는 해리스 부통령으로, 32%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는 이미 투표했는데 이들 가운데 59%는 해리스 부통령을, 4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답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사전투표에 더 많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성별에 따른 지지 성향도 두드러졌다. 여성 유권자는 54% 대 42%로 해리스 부통령을, 남성은 55% 대 41%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번 조사는 NYT의 대선 전 마지막 조사로 지난 20∼23일 전국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오차범위는 ±2.2%포인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