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을 기도 불꽃의 밤으로 바꾸는 비법

입력 2024-10-25 17:56 수정 2024-10-25 18:08
이규현 목사가 25일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금철하는 교회는 다르다'를 주제로 설교하고 있다.

기도가 교회 성장의 수단이 아닌 존재의 본질이라는 제언이 한국교회에 전해졌다.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는 25일 ‘기도로 밤을 뚫다’를 주제로 ‘금요철야콘퍼런스’ 현장에서다. 교회는 이날 강의를 시작으로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철야 집회를 이어간다. 이규현 목사는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기도의 본질을 머리로 아는 것에 그치지 말라”며 “밤을 새워 하는 기도를 시도하고 성령의 역사를 몸으로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금철(금요철야)하는 교회는 다르다’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이 목사는 “기도는 교회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경의 사람들은 기도로 모든 난관을 헤쳐나갔다”며 “예수님은 친히 기도의 모델이 되셨다”고 했다. 그는 아브라함 모세 한나 다윗 요나 느헤미야 등 성경 인물을 나열하며 “모든 위대한 성경 인물은 기도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규현 목사가 25일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메인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영로교회 제공

한국교회가 기도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을까. 이날 행사에 참여한 1000여 명의 외부 교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금요일 철야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목사는 “많은 교회가 기도를 하나의 프로그램을 가져온다”며 “기도는 유행을 타지 않는다. 교회 성장을 위한 수단과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광야의 잡초다. 온실의 화초가 아니다.”
이 목사가 말한 ‘잡초’는 교회의 야성(野性)을 의미한다. 그는 “한국교회가 야성을 회복해 생명을 걸고 부르짖으며 간절히 기도할 때 믿음이 생긴다”며 “믿음이 용기를 만들고 용기가 헌신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김경일 목사가 25일 수영로교회 교육관에서 청년세대가 하고 있는 기도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이후 진행된 선택 강의는 대상에 따라 목회자 찬양팀 여성 청년 다음세대 등 일곱 가지 주제로 나뉘었다. 강의의 주된 청중은 달랐지만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로 통일됐다.

김경일 청년담당 총괄 목사는 ‘기도 청년이 청년을 세우다’를 주제로 강의하며 “청년세대가 기도를 문화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회 청년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자체적인 기도회를 시작으로 새벽 1시까지 기도회를 진행한다. 김 목사는 “목표는 하나다. 기도의 양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대단한 목회자나 특별한 사역을 하고 있어서 청년들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청년들이 갖는 뜨거운 기도 열정이 전 세대의 ‘기도 연결성’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 목사는 “학교기도 모임 등으로 기도 훈련을 받은 다음세대는 청년세대가 됐을 때도 기도 움직임을 이어간다”며 “부모세대의 기도가 청년세대로, 이들이 교회학교 혹은 교사로 자라면서 기도 문화가 또 다른 다음세대로 연결된다”고 했다.

부산=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