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예배 짧다… 깊은 신앙 위해 ‘1시간 이상’ 제안

입력 2024-10-25 16:42 수정 2024-10-26 22:23
장현승 과천소망교회 목사가 25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소망교회 로고스홀에서 열린 종교개혁 507주년 기념 예즈덤 말씀사경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과천소망교회 제공

한국교회 예배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 말씀의 깊이를 체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종교개혁 507주년을 맞아 25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소망교회(장현승 목사)에서 열린 예즈덤 말씀사경회에서는 예배와 신앙 갱신의 과제를 논의하며 한국교회가 직면한 문제점을 짚었다.

과천소망교회와 예즈덤성경교육연구소(소장 이대희 목사)가 마련한 예즈덤 말씀사경회는 예배와 신앙의 근본을 되짚고 ‘오직 성경’의 원칙을 삶 속에서 실천할 방법이 논의됐다.

이번 사경회는 ‘요한복음 6장으로 본 한국교회 갱신 과제’를 주제로 한국교회와 성도의 신앙 갱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홍순원(협성대) 김동수(평택대) 교수와 장익승(함께하는예수마을교회) 장현승 이대희(꿈을주는교회) 목사가 사경회 강사로 나섰다.

김동수 교수는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예수님의 ‘생명의 빵’ 선언이 성도에게 ‘예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신앙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앙의 중심은 전통이나 의식이 아닌 예수님 자신에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는다는 표현은 그분을 우리 삶과 내면에 깊이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성도들이 예수님과 연합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대희 소장은 한국교회 예배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주간이 168시간인데 주일 예배에서 말씀을 듣는 시간은 고작 20분에 불과하다”며 “이렇게 짧은 설교로는 신앙의 깊이를 다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배 중 말씀 시간을 최소 1시간으로 늘려 성도들이 깊이 있는 신앙을 체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가 예배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에 비해 세상적인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소장은 “영화 한 편을 관람하는 데도 2시간 이상을 들이고 일반 강연이나 심포지엄에서도 1시간 이상을 투자하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은 20분이 고작이라면 이는 신앙의 본질을 놓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진정한 신앙 체험과 갱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예배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성도들이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설교 시간을 늘려 성도들이 진정으로 말씀 속에 머무는 체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경회에서는 종교개혁의 원리인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의 5대 강령을 현대 신앙생활에 적용하는 16가지 실천 약속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16가지 실천 약속은 예배와 신앙생활의 실질적 갱신을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예배당 구조를 말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새롭게 구성하고, 예배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성도들이 말씀의 깊이를 체험하도록 하자는 것이 첫 번째 실천사항이다. 또 예배를 모든 세대가 함께 드리며 공동체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통합 예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설교뿐 아니라 성경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소모임을 활성화해 성도들이 말씀을 나누고 신앙을 성장시키는 방안도 제안됐다. 나아가 일상에서 말씀을 실천하는 삶과 가정의 역할도 강조됐다.

예즈덤 말씀사경회는 ‘차원이 다른 색다른 말씀 배움 공동체’를 목표로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2~5시에 경기도 과천시 과천소망교회 로고스홀에서 모이고 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