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과거 같은 작품에서 호흡 맞췄던 배우 김수미(75)의 별세 소식에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슬픔으로 다가온다”고 애도했다.
유 장관은 25일 문체부 기자단에 메시지를 내고 “김수미 선생님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누구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셨다”고 말했다.
그는 “화려한 배우라기보다는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로 가족처럼 다가오신 분이라 슬픔이 더 크다”며 “우리에게는 스타를 잃었다기보다는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슬픔으로 다가온다”고 추모했다.
이어 “후배 배우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신 김수미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마음 깊이 애도한다”고 전했다.
유 장관은 MBC 장수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1980~2022)에서 고인과 약 22년간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극 중 고인은 ‘일용 엄니’ 역할을 맡았으며 유 장관은 양촌리 김 회장(최불암)의 둘째 아들 용식 역을 연기했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전원일기’ 배우진을 주축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 ‘회장님네 사람들’에서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당시 유 장관은 김용건의 출연 제안에 “임기를 끝내고 가야 할 것 같은데”라면서도 “‘전원일기’ 가족 좀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김영옥·강부자도 “가짜뉴스인 줄” “망연자실” 애도
유 장관뿐 아니라 고인과 오랜 세월 함께해 온 동료 원로배우들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배우 김영옥(86)은 “믿을 수가 없어 유튜브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 너무 큰 충격”이라면서 “20일 전쯤 통화했는데 그때만 해도 건강이 괜찮다고 했다. 내가 한 번 가볼까 물었더니 ‘다 나았어, 괜찮아’ 하기에 나중에 보자고 했다. 이렇게 갑자기 가 버리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배우 강부자(83) 역시 “(김수미가) 근래에 일을 너무 많이 했다”며 “입원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또 며칠 있으면 벌떡 일어나서 일 잘하겠지 생각했는데, 너무 망연자실해서 앉아만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미가 내 남편이 자기 친정아버지와 닮은 점이 많다면서 남편을 아버지라고 불렀다”며 “내 가족까지 정성스럽게 챙겨준, 정 많고 의리 있던 사람”이라고 추억했다.
김수미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사인은 ‘고혈당 쇼크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피로 누적으로 건강이 악화돼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김씨의 장례식장은 한양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