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다친 여동생을 업고 병원에 가기 위해 맨발로 1시간 이상을 걸은 소녀의 영상이 공개돼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튀르키예 국영 통신사 아나돌루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맨발로 가자지구를 걷고 있는 한 팔레스타인 소녀 이야기를 전했다.
영상 속에서 소녀는 “왜 동생을 업고 있냐”는 촬영자의 질문에 “동생이 차에 치였다”고 답했다. 이어 “동생을 어디로 데려가느냐”고 묻자 “동생을 치료해주고 싶어 데려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한 시간이나 (동생을) 업고 왔고, 동생은 걸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소녀와 함께 있던 동생 역시 신발이 없는 채였다.
본인 역시 어린 소녀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매체는 이 소녀가 이미 2㎞ 이상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매를 발견한 영상 촬영자는 이들을 차에 태워 의료진이 있는 알 부레이 공원에 안전하게 데려다줬다.
차량에 올라 탄 뒤에도 소녀의 동생은 언니 등 뒤에 얼굴을 숨기고 있었다. 촬영자가 언니를 향해 “동생을 사랑해서 (여기까지) 업고 왔느냐”고 묻자, 동생도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여줬다. 차에서 내린 소녀는 다시 동생을 품에 안고 의료진을 찾아 떠났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향한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후 1년 동안 가자지구에서만 4만1825명이 사망했다. 이중 여성은 6000명 이상, 어린이는 1만1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