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 되고 임영웅은 안돼?”…공항 출입문 특혜 논란

입력 2024-10-24 17:30
배우 변우석(왼쪽 사진)과 가수 임영웅. 뉴시스

배우 변우석의 과잉 경호 논란을 계기로 인천국제공항이 오는 28일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의 출국 시 별도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지적이 이어졌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교통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종합감사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연예인 전용 출입문’ 방침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해당 계획을 공사 국정감사가 끝난 다음 날 발표했다는 점과 이용 대상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인천공항 국감이 끝나자마자 공항공사가 기다렸다는 듯 연예기획사에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이용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특혜, 연예인 간 서열화와 계급화 논란 등이 나온다. 대책을 세우라고 했더니 특혜로 접근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이) 공문 발송한 곳을 보면 소형 기획사는 있지도 않다. 임영웅이 속해 있는 ‘물고기뮤직’에는 발송하지 않았다. 변우석은 되고 임영웅은 안 되는 거냐”면서 “어떻게 이런 기준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국감이 끝나자마자 공문을 보낸 건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도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지난 22일 인천공항공사 국감이 끝나자마자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발표했다”며 “집에 가서 뉴스 보고 알면 되겠냐. 쟁점이 얼마나 많은 건데”라고 지적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이 사장은 “지난해 국감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연예인이 공항을 이용할 때 다중 밀집 상황에선 혼잡이 발생할 수 있어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변우석 사건 이전부터 준비했는데 미리 시행을 못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맹 위원장은 “공사 국감에서도 질의가 있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답변이 없었다”며 “가장 큰 쟁점은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신청 가능한 기준이다. 매출액이냐, 인기투표로 순위 안에 든 사람이냐. 의사결정 과정에서 누가 (이런 방침을) 결정했느냐”고 질의했다.

이 사장은 “공항 운영하는 공항운영협의체가 결정했다”며 “임의로 특정 연예인 출입을 결정하지 않고 연예인 기획사에서 경찰에 경호를 요청할 때만 한다”고 답했다.

앞서 공사는 연예기획사에 ‘아티스트 출국 시 인천공항 전용 출입문 사용 절차 준수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전날 밝혔다. 오는 28일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은 인천공항 출국장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용을 희망할 경우 사전에 신청 공문을 제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다만 연예인을 위한 전용 출입문을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며 승무원이나 조종사들이 통과하던 전용 출입문을 연예인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공사는 설명했다.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는 연예인의 기준에 대해선 “사전에 경호원 배치 신고가 된 유명인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