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우석의 과잉 경호 논란을 계기로 인천국제공항이 오는 28일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의 출국 시 별도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지적이 이어졌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교통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종합감사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연예인 전용 출입문’ 방침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해당 계획을 공사 국정감사가 끝난 다음 날 발표했다는 점과 이용 대상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인천공항 국감이 끝나자마자 공항공사가 기다렸다는 듯 연예기획사에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이용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특혜, 연예인 간 서열화와 계급화 논란 등이 나온다. 대책을 세우라고 했더니 특혜로 접근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이) 공문 발송한 곳을 보면 소형 기획사는 있지도 않다. 임영웅이 속해 있는 ‘물고기뮤직’에는 발송하지 않았다. 변우석은 되고 임영웅은 안 되는 거냐”면서 “어떻게 이런 기준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국감이 끝나자마자 공문을 보낸 건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도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지난 22일 인천공항공사 국감이 끝나자마자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발표했다”며 “집에 가서 뉴스 보고 알면 되겠냐. 쟁점이 얼마나 많은 건데”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사장은 “지난해 국감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연예인이 공항을 이용할 때 다중 밀집 상황에선 혼잡이 발생할 수 있어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변우석 사건 이전부터 준비했는데 미리 시행을 못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맹 위원장은 “공사 국감에서도 질의가 있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답변이 없었다”며 “가장 큰 쟁점은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신청 가능한 기준이다. 매출액이냐, 인기투표로 순위 안에 든 사람이냐. 의사결정 과정에서 누가 (이런 방침을) 결정했느냐”고 질의했다.
이 사장은 “공항 운영하는 공항운영협의체가 결정했다”며 “임의로 특정 연예인 출입을 결정하지 않고 연예인 기획사에서 경찰에 경호를 요청할 때만 한다”고 답했다.
앞서 공사는 연예기획사에 ‘아티스트 출국 시 인천공항 전용 출입문 사용 절차 준수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전날 밝혔다. 오는 28일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은 인천공항 출국장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용을 희망할 경우 사전에 신청 공문을 제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다만 연예인을 위한 전용 출입문을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며 승무원이나 조종사들이 통과하던 전용 출입문을 연예인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공사는 설명했다.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는 연예인의 기준에 대해선 “사전에 경호원 배치 신고가 된 유명인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