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 성폭행 등 국내 성 윤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가 교회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NCCK는 교회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로 실시하며 헌장 세칙 연구 및 개정키로 했다.
NCCK는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72회기 4차 정기 실행위원회를 열고 “교회 성폭력 문제가 지속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회 성폭력을 사안으로 치리하고 적극적으로 예방과 극복을 위해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NCCK는 성폭력 예방 안건을 포함한 주요 안건 10건을 다뤘다. NCCK는 안건으로 올라온 제73회기 총회 계획을 결정했다. 총회는 다음 달 1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하나님의 창조세계, 한 몸 되어 기쁨의 춤을 추게 하소서’란 주제로 개최된다. 주제 성구는 고린도전서 12장 25~27절이다.
총회에서는 이날 실행위에서 채택한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위한 지침’ ‘NCCK 100주년 사회선언문’(가제: 한국교회 우리의 100년을 향해)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지침서는 ‘다양성 속의 일치’를 원칙으로 내세우며 그리스도 공동체 안에 다양한 신학적 관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웃 종교를 존중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선언문은 지나온 100년을 돌아보며 새로운 100년을 향하기 위해 ‘신자유주의 세계화’ ‘경제 부정의’ ‘정치 양극화’ 등 15개 사회의제 해결을 위한 한국교회의 연대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앞서 김종생 총무는 보고를 통해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것을 권면했다.
김 총무는 “종교개혁은 하나님이 서야 할 자리에 사람이 서 있음을 발견하면서 성서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데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공덕이 아니라 하늘의 선물인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루터의 외침이나, 사람의 권력이나 시스템이 아닌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영감을 선사한 칼뱅의 사회적 실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종교개혁자들은 우리에게 지금 여기서 하나님 앞에 서는 ‘코람데오’의 정신을 시사한다”며 “세속화된 우리의 자화상과 부끄러움을 회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들까지 사회통합을 도모하기보단 오히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유발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하면서 “한국교회가 배제와 혐오를 넘어 포용적인 공동체가 되도록 바울의 기도처럼 우리의 품을 더 넓혀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