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뽑아버릴 거야” 후임병 가혹행위 해병대원 집행 유예

입력 2024-10-24 11:39

이유 없이 후임병들을 추행하고 “이를 뽑아버리겠다”고 하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은 해병대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 고상영 부장판사는 군인 등 강제추행·위력행사 가혹 행위 혐의로 기소된 A씨(22)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사회봉사 80시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했다.

A씨는 해병대에서 근무한 2022년 7~12월 부대 생활관에서 후임병의 특정 신체 부위를 잡아 비트는 추행 행위를 9차례 반복하고 11차례에 걸쳐 후임병에게 각종 가혹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후임병들이 부대 내 전파 사항을 뒤늦게 전달했다는 트집을 잡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가혹 행위를 일삼았다. 머리와 발만 바닥에 대고 엎드려 뻗치게 하는 ‘원산폭격’ 자세를 시키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 심지어 “치아를 뽑아버리겠다”며 공구를 입 쪽으로 가져다 대기도 했다.

재판부는 “군 전투력 발휘를 위해 인정되는 선임의 신분·지위를 악용해 저지른 가혹 행위는 피해자 개인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군기를 문란케 하고 군에 대한 국민 신뢰까지 저버리게 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다. 엄벌 필요성이 있다”며 “피해 후임병들은 큰 불쾌감과 굴욕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반성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