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이색 장례식이 치러집니다”

입력 2024-10-24 11:25
대구대 사회학과 메모리얼 파티 포스터


대구대학교 사회학과가 ‘Memorial Partry’라는 이름으로 학술제를 열고 사회학의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기는 학술 행사를 열어 눈길을 모은다.

대구대 사회학과와 학생회는 다음달 7일과 8일 경산캠퍼스 사회과학대학 누리마당에서 ‘2024 대구대학교 사회학제’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학술제에서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 중지를 앞둔 대구대 사회학과가 ‘사회학의 렌즈로 현대 사회를 조망하다’라는 주제로 사회학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희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행사는 우리 사회 내에서 사회학의 소멸을 조용히 지켜 보는 대신 사라짐을 추모하고 사회학의 가치를 가슴속에 깊이 새기기 위한 행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대구대 사회학과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전국 대학에서 모인 사회학 관련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해 준 사회학을 추모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사회학과를 비롯한 인문·사회계열 학문이 처한 위기는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경남대 사회학과는 2023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다.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도 2021학년도부터 학부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고 있다. 청주대 사회학과 또한 학부생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

이밖에 철학과 등을 없앤 대학이 늘어나면서 2018년 1662개였던 인문계열 학과는 2022년 1615개로 줄어들었다.

비수도권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축소는 학령인구 감소·수도권 쏠림·학생 수요 감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 정책 방향도 인문·사회계열 학과 축소를 부추긴다. ‘지방시대’를 내건 정부 정책의 방점이 구조조정에 찍히면서 인문·사회계열 학과는 설 자리를 더 잃었다.

교육부는 지역의 대학별 통폐합을 기반으로 한 글로컬 대학을 추진하고 있고, ‘무전공 선발’(전공자율선택제)을 확대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2025학년도부터 적용한다. 존폐 기로에 선 인문·사회계열 학과에는 모두 불리한 정책이다.

대구대는 미래 사회와 학생 수요에 맞는 대학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대학에서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매년 학과 평가를 진행해 학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에는 사회학과 등 6개 학과(전공)에 대한 내년도 신입생 모집중지를 결정하고 스포츠헬스케어학과, 공공안전(공직법무) 2개 학과(전공)을 신설한다.

학과 평가를 통해 결정된 신입생 모집중지학과는 현재 재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학과 체제를 유지하고 전공 수업을 개설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구대 관계자는 “만약 학생이 원하는 경우 특별 전과제도 등을 통해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업권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