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 파병 맞다… 심각한 문제” 미국·나토도 인정

입력 2024-10-23 19:37 수정 2024-10-23 23:13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국 정부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23일(현지 시각) 인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취재진을 만나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파병 의도를 묻는 취재진에게 “그들이 정확히 뭘 하고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는 우리가 파악해야(sort out)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유럽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확보했다는 증거에 대해서도, 파병 북한군 규모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나토 또한 오스틴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지 약 2시간 뒤 “동맹국들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라고 발표했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서면 입장문을 보내 “우리는 동맹 내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북대서양이사회(NAC)가 곧 한국 (대표단)에게 브리핑을 받고 추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단은 다음 주 초 북한 파병 관련 종보 공유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받은 보고에 따르면 6000명씩 2개 여단의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지금까지 약 25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됐으며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병력은 아직 없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오스틴 장관의 발언과 나토의 발표에 대해 아직 논평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북한의 파병설을 일축했지만 최근에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기정사실로 한 상태에서 미국과 나토는 그동안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북한군의 파병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