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를 놓고 교육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채식주의자는 청소년 유해 매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채식주의자를 초중고교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아동 및 청소년 서가에 비치하면 안 된다며 1만여명의 동의 서명도 받았다고 밝혔다.
전학연은 “채식주의자에는 형부와 처제가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며 “이런 내용의 책을 전국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가 보아도 청소년 유해 매체물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성년자에게 권장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전학연의 주장이 비상식적인 요구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교조는 “이들의 행태는 현대판 분서갱유와 다름없다”며 “전학연을 비롯한 일부 우익 단체들에 의해 숱한 성 평등 교육 도서가 폐기되어 왔으며 그중에는 한강 작가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금서 조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해당 단체들의 주장에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일부 학교 관리자들이 침묵으로 동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채식주의자는 지난해 경기 지역의 한 학교 도서관에서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바 있다.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를 ‘도서 검열’이라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임 교육감은 “각 학교 도서관 운영위원회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며 검열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주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