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무시한 거였네… 고양이, 사람 단어 9초 만에 배워

입력 2024-10-23 16:18 수정 2024-10-23 17:44
AFP 연합뉴스

고양이가 사람 단어를 9초 만에 배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유아가 배우는 것보다 빠른 속도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일본 가나가와현에 있는 사립 아자부 대학 연구진이 고양이 30여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대부분이 그림과 단어 쌍을 학습하는 데 영유아 평균보다 빠른 9초가 걸렸다.

연구진은 고양이들에게 4번에 걸쳐 총 9초간 그림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을 설명하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들려줬다. 이후 같은 그림과 다른 단어를 들려주고 반응을 살폈다. 틀린 단어를 들은 고양이들은 그림을 이전보다 평균 세 배 더 오래 응시했다.

연구진은 이는 고양이들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증거라면서 “영유아들은 그림-단어 쌍을 학습할 때 최소 20초씩 네 번 노출됐다. 우리 연구는 고양이들이 영유아보다 더 적게 노출됐을 때도 이처럼 연관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만 고양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그림과 단어를 연관 지을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를 이끈 사호 다카기 아자부대 연구원은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고양이들이 반응하지 않더라도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반려묘 주인이라면 고양이에게 말을 더 많이 걸고 소통하기를 권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고양이가 인간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프랑스의 한 연구에서는 고양이들이 비록 무심하게 행동하더라도 주인이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을 알아차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연구 대상 고양이들은 낯선 사람이 이름을 부를 때는 반응하지 않았지만 주인의 목소리로 이름이 불리자 귀의 움직임이 증가하고 동공이 확장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