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약’이래…SNS서 ADHD치료제 불법 거래, 버젓

입력 2024-10-23 15:18 수정 2024-10-23 15:19
국정원 로고. 연합뉴스

국가정보원(국정원)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약류로 분류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의 불법 유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7~9월 경찰과 합동으로 ADHD 치료제 국내 불법 유통 실태에 대한 기획 검증을 벌인 결과 텔레그렘과 엑스(X) 등 SNS에서 ADHD 치료제 ‘거래방’ 37개를 발견했고 5개 방에서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마약류로 분류되는 ADHD 치료제는 온라인에서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해 유통되고 있었다.

그러나 ADHD 치료제는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해선 안 되는 의약품이다.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ADHD 치료제를 잘못 사용하 경우 환각·망상·공격성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ADHD 치료제 불법 거래방은 주로 19~25세 대학생이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운영자들이 본인 복용용으로 약을 처방받은 후 이를 불법으로 거래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확인한 사례를 보면 운영자 A씨는 본인과 타인 신분증을 이용해 대형 병원 3곳에서 처방을 받았고 경기도에 거주하는 B씨는 과거에 처방받은 적 있는 청주의 의원까지 찾아가 처방받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번 기획 검증은 지난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에 국제 마약조직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실상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다만 이번 검증에서 국제 마약조직의 ADHD 치료제 불법 유통 실태는 포착되지 않았다. 국정원은 “마약류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ADHD 치료제 처방이 지난 2019년부터 작년 사이에 2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방받는 방법과 ‘복용 후기’가 유포되는 만큼 유관 기관의 단속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약 없는 미래 함께 만들어 가요' 캠페인 영상. 국가정보원 제공

국정원은 이와 함께 이날부터 서울특별시,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마약 없는 미래, 함께 만들어가요’ 영상 캠페인에 돌입한다. 캠페인은 강호동·서장훈·전현무 등 유명 방송인들의 재능기부 참여로 제작됐다.

박상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