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산위의마을교회(김영준 목사)는 올해 싱글 교인들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9일부터 5일간 ‘싱글 라이프 워크숍’을 마련했다.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비롯해 성과 결혼 등에 관한 소그룹 활동 및 강의를 진행했다. 건강하고 자신 있는 싱글라이프를 살아가기 원하는 이들이나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이들을 돕는다는 취지다.
김영준 목사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족의 추천으로 참석한 비신자나 가나안 교인들이 긍정적인 영향과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 1인 가구가 1000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이들에 대한 사역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또 이혼·사별에 따른 돌싱(돌아온 싱글)도 적지 않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 속에 이들의 사정을 듣고 삶을 나누며 신앙생활을 부담 없이 함께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국내 1인 가구가 나날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난 8월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총 1009만 784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3월에는 1인 가구가 1002만 1413가구로 집계되면서 인구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섰다. 달마다 잇따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행안부는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독립 후 혼자 사는 미혼자가 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점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혼자 사는 이들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돌싱’ ‘기러기’ ‘비혼주의자’ 등 1인 가구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교회가 ‘싱글 친화적 교회’(싱글즈 프렌들리 처치)로서 1인 가구 사역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싱글즈 프렌들리 처치는 2025 한국교회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다.
하지만 여전히 싱글 교인들은 편견의 시선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에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말에 이들은 ‘싱글에 대한 편견 버림’(38.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싱글 대상의 프로그램 개발’(25.7%) ‘싱글을 배려하는 설교 메시지’(15.2%) ‘싱글을 위한 부서 또는 사역자 배정’(11.5%) 등의 답변들이 뒤를 이었다.
이들에 대한 편견은 수치로도 일부 감지된다. ‘비혼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는가’란 물음에 싱글 교인들은 80.8%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변했지만, 목회자들은 52.8%만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결과는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대표 지용근)가 이날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가나의집에서 마련한 ‘싱글 개신교인의 교회 생활에 관한 조사 결과 기자회견’에서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목데연이 서울드림교회(김여호수아·신도배 목사)의 의뢰를 받아 지난 5월 전국의 싱글 개신교인(만 30~59세) 600명과 비싱글 개신교인(만 19세 이상) 900명,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심경미 우리고백교회 교육목사는 ‘싱글친화적 교회’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싱글 증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교회도 이제 싱글들의 삶을 존중하면서 이들을 단순 ‘결혼 대기자’로 보는 시각과 편견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싱글라이프는 삶의 주기 가운데 상대적으로 길거나 짧거나 하는 차이만 있을 뿐, 여정의 일부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