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尹, 안 바뀔 것…김건희 통제 필요성 못 느껴”

입력 2024-10-23 14:58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 사진)과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지지율 1%가 돼도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통제를 못 하는 게 아니라 통제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2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면담을 언급하면서 “심지어 집권 당의 대표하고도 대화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과 정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냥 기괴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상식이나 논리의 규칙을 적용해 설명하거나 이해하거나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라며 “제 생애 이런 대통령을 만나리라고는 별로 상상을 못 해봤는데 지금은 백약이 무효하다. 보통 우리가 민주주의 정치에서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어떤 규칙, 관행, 문화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면담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침팬지 사회’에 비유하기도 했다. 유 전 이사장은 “면담 성사 여부가 몇 달 동안 뉴스가 되고, 면담 전에 무슨 얘기할 거라는 것을 당 대표는 흘리고, 대통령실에서는 푸대접하고 사진 이상한 거 내보내고, 이게 침팬지 사회의 우두머리 수컷과 우쭐 과시하는 2인자 사이의 갈등 양상하고 똑같다”고 했다.

‘두 사람이 연대할 수는 없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물음에는 “1인자가 아직도 자신감이 있다”며 “객관적으로 보면 자신감을 가질 하등의 근거가 없는데 그냥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알파메일(alpha male)들이 어느 순간에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침팬지 사회에 흔히 있는 일인데 인간 사회도 그러한지 지켜볼 일”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다만 여권 분열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다음 총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선된 여당 의원 대부분이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이어서 대통령과 각을 세울 유인이 적다는 게 유 전 이사장의 견해다.

유 전 이사장은 “여기서 배신자 소리를 들으면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런 경우를 봤기 때문에 (여당 의원들이) 안 움직이는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한동훈 대표가 (국민의힘 의원) 5명도 못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2인자 한동훈 대표도 우두머리 하고 싶을 것 아니냐’고 하자 유 전 이사장은 “국민 지지율이 너무 낮은 현직 대통령을 두들겨 패고 대통령 당적 이탈을 요구하면서 자기가 1인자로 올라서야 하는데 한 대표는 그렇게 할 실력과 힘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힘이라는 건 물리적인 힘이나 지적인 힘이 아니라 연대·연합 할 수 있는 능력인데 (한 대표가) 당내에서 고립돼 있어 1인자한테 대들 수가 없다”면서 “연합할 세력도 없다. 윤석열 정권에선 개별적인 이익을 충족하고자 하는 정치인들과 관료들만 있어서 복종하면 같이 죽고 대들면 혼자 죽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