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23일 양금덕(94) 할머니가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한 언론사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치매 증세를 앓는 양 할머니가 지난해 11월부터 광주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투병 중인 탓에 정상적 의사표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가족을 통해 파악한 결과 구체적 보도내용이 할머니 자신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떤 경위에 의한 것인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언론사는 이날 강제징용피해의 상징적 인물로 그동안 “일본 정부의 사죄 없이는 한 푼도 받지 않겠다”며 정부 해법에 강경한 반대입장을 고수하던 양 할머니가 ‘제3자 변제안’을 수용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지난 5월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양 할머니를 직접 찾아가 “2022년 인권위가 추진했던 모란훈장(대한민국 인권상) 서훈이 취소돼 죄송하다”고 사죄하고 설득하자 제3자 변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30여 년간 강제징용 피해 산 증인 역할을 해온 양 할머니의 강제징용 해법 동의가 한일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시민모임은 입장문에서 “송 위원장은 서훈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데 대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정부의 제3자 변제안 수용과는 무관하다”며 “해당 언론사가 상황에 맞지 않게 엉뚱한 사람을 끌어들여 전형적 물타기 기사를 썼다”고 주장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