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앞에서 칼로 인형 난도질”… 김레아 협박 전언

입력 2024-10-23 11:44 수정 2024-10-23 13:35
연합뉴스TV 보도 캡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레아(26)가 사건 전 피해자 앞에서 칼로 인형을 난도질하며 협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의 친구 A씨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평소에 김레아가 친구 앞에서 ‘너도 이렇게 찔러서 죽일 것’이라며 인형 배를 칼로 난도질하면서 보여줬다고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와 매우 친한 사이였다는 A씨는 “(친구와 김레아는) 같은 해 편입생이어서 알게 됐다. 김레아가 친구에게 계속 구애했고 그 친구도 처음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다가 나중에 관심이 생겨서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서 이상한 낌새가 있었다고 했다. 친구는 A씨에게 대뜸 ‘남자친구에게 집중해야 할 것 같아서 연락을 못 하겠다’고 통보했다. A씨를 차단하기도 했다. 그 때 A씨는 이상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후 친구가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어 “남자친구가 폭행, 폭언하고 협박까지 한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A씨는 “(친구에게) 증거를 확보한 뒤에 안전하게 이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녹음기를 전달할 테니까 초소형 녹음기를 이용해서 언행을 전부 녹음한 다음에 안전하게 이별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친구에게 녹음기를 전해주려고 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 만나기로 약속한 날 친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몇 주 후 다시 친구에게 연락이 왔을 때 전해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친구는 김레아에게 며칠 동안 호텔과 모텔을 전전하며 감금당했다며 흐느꼈다. ‘네 친구들도 죽이겠다’는 협박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김레아가) ‘청부 살인 얼마 안 한다. 3000만원이면 고용해서 할 수 있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더라”고도 전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친구에게 더 이상 연락은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올해 4월 김레아의 신상공개가 이뤄진 후에야 A씨는 그가 친구의 남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그 이름이 흔하지 않으니까”라며 “너무 충격을 받아서 한 달간 밥을 제대로 못 먹었다”고 했다.

그는 “(공판 과정에서) 김레아가 제 친구한테 미안함과 반성이 전혀 없다고 느꼈다”며 “어머니 앞에서 딸을 죽인다고 생각했다는 게 인간인지 헷갈린다. 김레아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레아는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35분쯤 경기도 화성시 소재 거주지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의 모친에게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기소됐다. 김레아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23일 열린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김레아는 심신미약을 주장해왔으나 국립법무병원의 최근 정신감정 결과 김레아는 ‘심신 미약이나 심신 상실에 이르는 정신질환은 관찰되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