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환자 이송 중입니다. 길 좀 비켜주세요.”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한강 다리 위 꽉 막힌 차량 사이로 경찰관 두 명이 다급하게 달렸다. 두 차선을 오가며 맨 몸으로 뛰어다니는 경찰관들의 손짓에 따라 차량들이 조금씩 양 쪽으로 이동했고, 차 한대가 지나갈 길이 만들어졌다.
고열과 발작으로 의식을 잃은 22개월 아이를 이송하는 중 도로 정체가 심각해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무전을 듣고 근처에 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었다.
21일 서울경찰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려진 영상에 따르면 그날 경찰과 소방은 서울 한 주택가에서 들어온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22개월 어린 아이를 안고 나온 아버지는 구급차에, 어머니는 경찰차에 탑승해 병원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송 중 아이에게 심정지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더욱 긴급해졌다.
앞장 선 경찰차가 길을 만들고 구급차는 사이렌을 울리면서 도로 위 차량들이 조금씩 간격을 벌리는 등 협조하긴 했지만, 달리 빠져 나갈 길이 없는 한강 다리 위를 가득 채운 차들을 뚫고 지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때 차량 사이에서 경찰관 두 명이 맨몸으로 등장했다. 인근에서 다른 신고를 받고 나왔다가 현장 상황을 듣고 돕기 위해 나선 것이었다.
이들 활약 덕에 구급차는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고, 아이는 너무 늦지 않게 진료를 받고 현재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너무 감동이다” “경찰분들 항상 응원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인데 눈물 났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박주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