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칼라 백인 ↓, 대졸·유색인종 ↑… “인구 변화는 해리스에 유리”

입력 2024-10-22 17:57 수정 2024-10-22 18:13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AF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여전히 팽팽하다. 누가 승리를 하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22일(현지시간) 인구통계학자 윌리엄 프레이가 독점적으로 제공한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0년 이후 인구 변화가 두 후보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특집기사를 보도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 비율은 2020년 이후 2%포인트 이상 감소해 처음으로 전체 유권자의 4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대학을 졸업한 백인과 유색인종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이후 각각 1%포인트씩 증가했다.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 비율은 이번 대선을 결정할 것으로 여겨지는 7개 경합주 대부분에서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만 유일하게 이들의 비율이 증가했다.

프레이에 따르면, 블루칼라 백인들은 경합주 중 러스트벨트에서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블루칼라 백인은 2020년에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 유권자의 약 절반, 위스콘신에서 약 5분의 3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이들의 유권자 비율이 각각 3%포인트 이상씩 하락했다. 대신 4년제 대학 학위를 가진 백인 유권자 비율이 미시간에서 2%포인트 이상, 위스콘신주에서 4%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다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비대학 백인 유권자 비율이 약 1.5%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선벨트에서 블루칼라 백인 유권자는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에서 3분의 1, 노스캐롤라이나에서 5분의 2를 조금 넘는다. 애리조나와 조지아에서는 2020년 이후 유권자 인구 중 소수자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 추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다. 프레이는 이번 대선에서 여성이 전체 유권자의 거의 52%를 차지할 것이며, 이런 변화가 해리스 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 Z세대가 유권자 6명 중 1명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도 달라진 점이다.

프레이는 많은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인구의 증가하는 부분은 민주당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모든 경합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투표를 많이 할 것이라는 사실 역시 해리스 부통령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럿거스대 미국여성정치센터에 따르면 1980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투표율이 높았다. 프레이는 2004년 이후 대선에서 여성 투표율이 남성보다 최소 3.3%포인트 이상, 최대 4%포인트까지 높았다고 분석했다. 7개 경합주 모두에서 2020년 여성의 투표율이 높았다. 여성 투표 비율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네바다에서 약 52%, 노스캐롤라이나에서 54%, 애리조나와 조지아에서 약 55%를 차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색인종,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 유권자, 여성의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 유권자들은 다른 어떤 집단보다 월등하게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선거에서 대학 학위를 소지한 백인 성인은 10명 중 9명 가까이 투표했다. 반면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은 3명 중 2명 미만, 비백인 유권자는 5명 중 3명 정도가 투표했다.

대학 학위가 없는 노동계급 유권자, 특히 남성의 지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공화당의 지배적인 인구 전략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백인 노동계급 유권자에게 거의 모든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올해는 인구 변화를 고려해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 특히 남성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현재 젊은 비백인 남성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가 상당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투표율이 낮은 편이라 실제 득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CNN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20년 이후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 비율이 약 2%포인트 감소한 반면 유색인종과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은 소폭 증가했다고 분석한다면서 이런 유권자 추이는 작은 변화일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팽팽한 선거 구도에선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