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사람들 ‘인간 방패’로 써”

입력 2024-10-22 17:50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이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는 가자 주민의 증언이 나왔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가자 주민 라메즈 알-스카피 등 IDF에 의해 인간 방패로 내몰린 팔레스타인인 구금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렇게 전하면서 이는 전쟁으로 인한 피해자 보호 등을 규정한 제네바 협약 위반이라고 보도했다.

스카피는 IDF가 자신의 집을 불태우고 자신을 가족과 분리해 구금한 뒤 인간 방패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초 자신이 살던 슈자이야에서 빈집과 터널 등지에 억지로 들어가야 했다며 자신의 역할은 하마스의 총격과 부비 트랩으로부터 IDF 병력을 보호하는 인간 방패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IDF-하마스 간 교전 때도 자신이 인간 방패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가디언과 인터뷰한, 신원을 밝히지 않은 다른 2명의 팔레스타인인도 IDF가 자신들을 가자 지구의 미확인 주택과 터널에 먼저 들여보내는 등 인간 방패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반체제 재향 군인 단체인 ‘브레이킹 더 사일런스’(BTS)와 인터뷰한 IDF 내부 고발자들도 IDF에 팔레스타인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관행이 널리 퍼져 있다고 폭로했다.

IDF 저격수 출신인 BTS의 나다브 와이먼 국장은 가자 지구에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인간 방패로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익명의 내부 고발자는 의심스러운 장소를 수색할 때 팔레스타인 구금자들이 쓰였다면서 인간 방패로 사용된 팔레스타인인 중에는 청소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행태는 명백한 제네바 협약 위반이다. 이스라엘 국내법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IDF는 현장에서 군의 명령과 지침을 통해 민간인을 위험한 군사 임무에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팔레스타인인이 인간 방패로 쓰이고 있다는 주장을 관련 당국에 검토하도록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