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해 “내 아이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읽으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22일 말했다.
임 교육감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특별시교육청·인천광역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좋은 작품이지만 민망할 정도의 내용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교육적으로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다.
앞서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정 단체의 주장에 따라 경기도에서만 2528건에 달하는 성교육 도서가 검열 폐기됐다”며 “이런 편향적 지시가 세계적 문학 작가인 한강 작가의 작품을 폐기한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9~11월 각 교육지원청에 청소년 유해 매체물 심의 기준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각 학교가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열어 유해도서를 선정하고, 학교 2490곳이 책 2517권을 유해도서로 판단해 폐기하거나 열람을 제한했다.
이에 성남시의 한 고등학교는 ‘채식주의자’를 유해도서로 지정, 폐기했다. 폐기 사유는 “음란한 자태를 지나치게 묘사한 것, 성행위·성관계를 조장하는 것”이었다. 용인시와 여주시의 중학교 각 1곳씩도 ‘채식주의자’의 열람을 제한했다.
채식주의자는 인간의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하지 않기로 선언한 ‘영혜’의 이야기로 인간의 폭력성에 저항하는 내용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