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545m 높이 태산에 쓰레기 수거용 로봇개 투입

입력 2024-10-22 15:49 수정 2024-10-23 18:27
중국 산둥성 태산에서 쓰레기를 운반하는 로봇개. 태안일보 캡처

중국 산둥성의 명산인 태산에 쓰레기 운반을 위한 4족보행 로봇개가 시험 투입됐다. 로봇개는 완전히 충전하면 4~6시간 동안 작동하며 최대 120㎏의 짐을 싣고 45도 이상의 경사를 오르내릴 수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태안일보 등에 따르면 태산문화여객집단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쓰레기 운반용 로봇개를 태산 정상 주변의 홍문, 중천문, 남천문 일대 등산로에 투입했다.

이 로봇개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 업체인 위수과기에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유니트리 B2 산업용 4족 로봇’이다. 지형 적응력과 안정성, 균형 능력이 뛰어나 미끄러운 곳이나 극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전진할 수 있으며 나뭇더미나 40cm 높이의 장애물도 넘을 수 있다.

로봇개는 동행한 직원의 조작으로 작동하는데 “저는 위수과기에서 왔고 지금은 태산의 쓰레기 청소 도우미입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함께 노력해서 태산을 더욱 깨끗하게 만듭시다” 등 음성 안내도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산둥성 태산에서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는 로봇개. 태안일보 캡처

이번 시험 결과 로봇개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지만, 쓰레기 탑재 상자가 너무 높고 쓰레기가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 완만한 구간보다 가파른 구간에서 안정성이 떨어졌다. 태산문화여객집단은 단점들을 보완한 뒤 본격 투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태산 관광객과 누리꾼들은 “로봇개가 사람을 태울 수는 없냐”고 묻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SNS에 “로봇개가 웅장한 태산에서 운반자 역할을 한다: 인류를 위한 과학기술”이라는 글을 올려 누리꾼의 호응을 얻었다.
중국 산둥성 태산에서 환경미화원들이 로봇개에 쓰레기를 싣고 있다. 태안일보 캡처

조선 중기의 문신 양사언의 시조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에 등장해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태산은 중국에서 인기 관광지다. 지난해 862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고 총 2만4000t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하지만 지형과 등산로가 복잡한 데다 등산로와 우회로가 사람들로 붐벼 쓰레기 수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