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자회사인 인도법인(HMIL)이 22일 인도 증권시장에 데뷔했다. 인도 증시에 해외 완성차 기업이 상장하는 건 스즈키 마루티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현대차 해외법인 중에선 첫 상장이다. 현대차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전기차 공급망 현지화 등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 자동차 시장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HMIL은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 상장해 주식 거래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인도법인 상장 가격은 주당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인도법인 지분 17.5%에 해당하는 1억4219만4700주가 시장에 나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6월에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IPO 관련 예비서류(DRHP)를 제출했고, 최근 SEBI 승인을 받았다. HMIL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인 주당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책정됐다. 주식 배정 청약 마감 결과 공모 주식 수의 2.39배의 청약이 몰렸다.
이날 현대차는 인도 뭄바이 NSE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현대차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기술개발(R&D) 역량을 확장하고, 2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권역을 전략적 수출 허브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제품, 미래 첨단 기술 및 R&D 역량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 모델의 현지 출시와 함께 배터리 시스템 및 셀, 구동계 등 전기차 공급망을 현지화하고, 인도 전역의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도 투자한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뒤 1998년 9월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장에 첫 모델 쌍트로를 생산하며 인도 무대에 진출했다. 이후 꾸준한 투자를 통해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6년 연간 판매 50만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엔 60만2111대를 판매해 연간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14.6%로 완성차 브랜드 중 2위에 해당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