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뚝 끊긴 광주 김치타운…세계화·산업화는 ‘신기루’

입력 2024-10-22 11:06 수정 2024-10-22 16:55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문을 연 광주김치타운이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 하나뿐인 김치 복합테마파크로 건립했으나 대표적 음식 축제인 김치축제도 열지 않게 되면서 개점휴업 상황이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임암동 김치타운은 부지 7만9930여㎡, 총면적 8790여㎡,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2010년 10월 시설 개관에 들어갔다.

347억 원을 들여 김치박물관과 가공공장을 조성한 데 이어 2012년 182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김치 세계화와 산업화를 위한 세계김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2011년부터 3년간 추진한 광주명품김치산업화 사업 등 시가 그동안 김치산업 활성화를 위해 투입한 예산은 2000억 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김치 세계화 핵심시설인 김치타운은 김치의 역사와 문화, 유물 등을 전시한 김치를 직접 담그고 시식하는 체험장, 전시판매장 등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김치의 본산인 이 시설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전통 발효음식인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관광자원과 지역 김치 업체의 수출을 돕기 위한 산업 거점화 기능이 부여됐다.

하지만 김치타운은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방문객이 크게 감소한 데다 김치를 주제로 한 김치축제조차 열지 못하게 되면서 ‘무용지물’ 신세다.

시설노후와 콘텐츠 부족이 겹치면서 관광객 유치는 물론 김치의 세계화와 산업화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2015년부터 해마다 개최해온 김치축제 개최장소가 지난해 상무시민공원, 올해는 광주시청 인근으로 바뀌면서 활기를 잃고 있다.

김치타운 측은 2023년 방문객 수를 2만 1000여 명으로 자체 집계했지만, 지난해 11월 22일~12월 10일 개최한 ‘빛고을 김장대전’을 찾은 이들을 포함한 수치다.

실제 관광객은 하루 평균 10여 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접근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해 김치축제 개최 장소를 상무시민공원으로 변경했다.

올해도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연진이 함께한 ‘스타셰프 푸드쇼’ 등으로 구성한 제31회 김치축제를 지난 18~20일 광주시청 광장에서 개최했다.

김치타운 측은 주말마다 김치 체험·한식 디저트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내부공사 중인 기획전시실 콘텐츠를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김치의 세계화와 함께 수출을 전제로 한 산업화를 꾀하는 데는 K-푸드의 열풍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광주김치 국내시장 점유율은 현재 1~2% 수준에 불과하고 수출 실적은 해마다 들쭉날쭉 종잡을 수 없다.

시 관계자는 “추가 부지매입을 통해 김치타운을 야영, 체험, 놀이 공간 등을 갖춘 식품복합테마파크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향후 김치업체와 연구소 등이 입주한 식품사업 클러스터 역할을 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