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면담을 두고 “한동훈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다”고 22일 평가했다.
신 부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실 기대 수준이 높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부총장은 “웬만하면 한 대표가 직접 국회로 다시 돌아와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바로 댁으로 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진심이 통하지 않았구나’ 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요구’를 전달했으나 윤 대통령은 사실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홀대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면담 사진을 보면 테이블보도 없는 데다가 다과가 초라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신 부총장은 이 같은 해석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지각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워낙 공사다망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대표가 야외에서 약 20분 기다렸다가 대통령을 맞이했다”며 “세부적인 것까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계속 야외에서 서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야외 정원 ‘파인그라스’에서 만나 실내로 함께 들어갔다.
신 부총장은 한 대표의 ‘3대 요구’에 대해 “인사권은 고유 권한이 맞다. 다만 고유 권한이라는 게 누구도 의견 개진조차 하면 안 되는 고유 권한이라고는 이해하지 않는다”며 “그건 절대왕정에서나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또 “한 대표는 대외 활동 중단까지 얘기한 상황이다. 필수불가결한 외교 행보는 이해해야겠지만 지난번 마포대교라든가 이런 대외 활동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서도 접점이 만들어지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2부속실을 설치하고 대통령실 어딘가 공간을 만드는 게 해법이 되기에는 이미 많이 늦었다”고 강조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