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한국대사 “러시아, 불량 국가 北 동원해 도박” 규탄

입력 2024-10-22 07:14 수정 2024-10-22 07:21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황준국 주유엔 대사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적 군사협력은 명백히 규탄받아야 한다”며 “러시아와 북한은 국제적 의무 위반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회의에서 “북한은 국제규범과 안보리 결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해왔지만, 북한의 군대 파견은 우리마저도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군사 자원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약 1500명의 특수 부대 병력을 배치했다”며 “이는 북한이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는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수의 전투원을 파견함으로써 북한은 적극적인 교전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은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넉넉한 대가를 기대할 것이다. 이는 군사적 재정적 지원일 수 있고, 핵무기 관련 기술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황 대사는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절박하더라도 악명 높은 불량국가(북한)의 병력을 동원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러시아)이 이런 도박을 하면서 전쟁 흐름을 바꾸려고 한 것이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황 대사는 이어 “우리는 이런 새로운 사태 발전에 대응하여 동맹국 및 우방국 등과 협력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최근 발족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등을 통해 (대북) 제재 위반도 계속 감시하고 보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도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우리는 이 같은 극적인 움직임이 주는 함의와 관련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정말 병력 문제로 북한에 의존하고 있다면 이는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이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서방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핵무기 개발 추진 발언에 대해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미국과 그 동맹국은 이란, 중국, 북한을 ‘부기맨(사악하거나 불쾌하다고 묘사되는 사람)’으로 삼아 두려움을 팔며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