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러스트벨트 3개주 강행군…트럼프는 또 ‘선거부정론’

입력 2024-10-22 06:43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말번에서 타운홀미팅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에 속한 3개주를 모두 방문해 유세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또다시 ‘선거부정론’에 불을 붙였다. 워싱턴포스트의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는 초접전 경쟁이 계속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7대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3개주를 방문했다. 해리스는 자신을 지지하기로 선언한 공화당 출신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함께 유세에 나섰다. 낙태에 반대하는 대도시 교외의 중도적인 공화당 여성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공화당 출신 여성 의원과 함께 하는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체니 전 의원은 낙태에도 반대해왔다.

해리스는 먼저 필라델피아 인근 교외 지역인 말번에서 열린 유권자와의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우리를 비하하고 분열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 결과는 잔인할 정도로 심각할 것”이라며 “그가 하는 말은 촌극이나 웃음의 소재가 될 말들도 있지만, 미국 대통령이 되려 하는 사람의 말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것이 바로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이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로열 오크 행사에서는 전날 트럼프의 맥도날드 방문을 거론하며 트럼프가 최저임금 인상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와 나는 이 문제(최저임금)를 포함한 여러 문제에 대해 큰 차이가 있다”며 “‘나는 맥도날드에서 일하든 다른 곳에서 일하든 일하는 미국인들이 최소한 가족을 돌보고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위스콘신주에서도 유세를 이어갔다.

해리스는 현재 판세로 전체 538명의 선거인당 중 226명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다 경합주 중 러스트벨트에 걸린 44명만 추가하면 정확히 과반인 270명을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선벨트의 경합주를 모두 내줘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스와나노아에서 허리케인 헐린 피해 현장을 찾아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허리케인 헐린 피해가 심각한 서부 지역을 찾아 선거 부정 음모론을 또 언급했다. 트럼프는 그린빌 유세에서 “대선 후보보다 개표 사무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며 “하지만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도 선거 부정을 저지르려 한다며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공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를 본 적 있느냐는 취재진 질의에는 “아직은 못 봤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유세에서 해리스를 향해 “역사상 최악의 부통령이었다”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행정부다. 그들은 지미 카터를 위대한 대통령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카터를 향해 “그는 매우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서도 해리스와 체니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아랍 유권자들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부통령이자 지능이 낮은 카멀라 해리스 동지가 바위처럼 멍청한 전쟁 매파 리즈 체니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것에 매우 화가 났다”며 “부시(전 대통령)가 중동에서 터무니없이 전쟁을 하도록 밀어붙인 그녀의 아버지(딕 체니 전 부통령)처럼 리즈 체니도 인류에게 알려진 모든 이슬람 국가와 전쟁을 하고 싶어한다”고 비난했다.

최신 여론조사는 변함없는 초접전 상태 그대로다. 워싱턴포스트가 샤르스쿨과 함께 7개 경합주별 유권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1.7%포인트)에 따르면, 두 후보는 모두 47%의 지지율을 기록 동률을 나타냈다. 투표 의향층에서는 해리스가 49%, 트럼프가 48%를 얻었다.

주별로 보면 해리스가 4곳, 트럼프가 2곳에서 우위였고 1곳은 동률이다. 해리스는 조지아에서 51%대 47%, 펜실베이니아 49%대 47%, 위스콘신 50%대 47%, 미시간 49% 대 47%로 앞섰다. 다만 모두 오차범위 안에 있다.

트럼프는 애리조나(49% 대 46%)와 노스캐롤라이나(50% 대 47%)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해리스를 이겼다. 네바다에서는 두 후보가 48%로 동률이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