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청년도약계좌 가입 유인책을 내놓은 후 첫 달인 9월 신청자가 전월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 청년도약계좌 신규 신청자 수는 8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월인 8월 신규 신청자 5만명 대비 98% 증가했다. 통상 신청자의 60% 정도가 가입하는 걸 감안하면 5만여명이 신규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엔 3만8000명이 가입했다.
신규 신청자 수 증가는 정부의 유인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월 70만원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하면 은행 이자에 정부 기여금까지 최대 5000만원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정책금융 상품이다.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는다는 취지로 시행됐지만, 긴 만기로 인해 신규 신청자는 매달 줄어드는 추세였다.
이에 금융 당국은 2년 이상 가입자는 납입액 일부를 인출할 수 있게 하고, 신용점수 가점을 주는 등 유인책을 내놨다. 지난 8월에는 청년도약계좌의 월 최대 기여금 지급액을 현재 2만4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총급여 2400만원 이하 가입자가 월 70만원씩 5년간 가입하면 만기 때 5061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연 9.54% 일반 적금에 가입한 것과 같은 효과다. 금리 인하로 예·적금 금리가 내려가면서 청년도약계좌 이점은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특판 형식으로 ‘고금리 적금’을 내놓긴 하지만 대부분 자산 형성보다는 고객 유치 등 마케팅 차원이라 실제 이자를 받으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 보완책 등도 나오면서 청년도약계좌가 다시 주목을 받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인책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청년도약계좌 신규 가입 신청자 수 추이를 보면 감소 추세 가운데서도 올 2~3월, 6월 깜짝 증가하는데 그때마다 반등 요인이 있었다. 2~3월의 경우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다가옴에 따라 청년도약계좌로의 연계 가입 혜택이 주어졌고, 6월은 가입 신청을 두 번 받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