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불닭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삼양식품이 소스 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기존 불닭 라면과 브랜드를 이용한 소스 제품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삼양식품그룹의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미국 뉴욕 플랫아이언 플라자에서 ‘소스 익스체인지’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펼쳤다고 21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현지인들이 냉장고 속 먹다 남은 소스 제품을 가져오면 새 불닭소스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이벤트로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 간 진행됐다. 총 방문객은 1만명에 달했고 삼양 측이 준비한 소스 물량도 모두 교환됐다. 다음 달 LA에서도 전개될 예정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불닭 소스를 한 번이라도 맛보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다른 소스를 대체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캠페인으로 기획됐다”며 “하루 방문객이 예상치를 훨씬 뛰어 넘어 불닭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고 말했다.
삼양은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세계 곳곳에서 글로벌 통합 마케팅 ‘스플래시 불닭(Splash Buldak)’을 진행하고 있다. 스플래시 불닭은 ‘불닭을 널리 퍼트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양이 단일 브랜드로 2개월에 달하는 기간 동안 글로벌 캠페인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당장 매출 비중은 낮지만 소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타바스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핫소스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삼양은 주력인 라면 사업에선 매운 국물 라면 ‘맵탱’과 해외 전용 건면 제품인 ‘탱글’ 등을 출시했지만 불닭 열풍을 이어가기엔 역부족이다. 반면 소스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이 가능해 확장성이 크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쿠킹·테이블 소스 시장 규모는 502억9800만 달러(약 69조2900억원)에서 지난해 584억2000만 달러(80조48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특히 미국 현지에선 불닭 소스가 햄버거와 어울린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삼양은 실수요에 맞춰 소스 제품 용량을 다양화하고 현지 외식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저변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쟁사인 농심도 일본에 배홍동, 짜파게티 만능 소스를 수출하고 있다.
삼양의 소스·조미소재 매출은 2021년 213억원에서 2022년 290억원, 지난해 381억원까지 커졌고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수출이 내수를 앞질렀다. 수출국가는 일본, 중국, 미국 등 40여개국으로 늘어 올해는 연 매출 4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K매운맛의 대표주자 불닭을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소스로 발돋움시켜 글로벌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