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전 조선땅 내딘 해외교단, ‘일치·협력’으로 기념하다

입력 2024-10-21 16:40 수정 2024-10-26 22:36
에큐메니칼선교연구회(회장 김홍덕 목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에서 ‘한국선교 14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1884년 고종 황제가 교육·의료선교를 허용하면서 조선에 복음의 물결이 밀려들어왔다. 이듬해 미국북장로회(PCUSA) 호러스 G 언더우드(한국명 원두우·1859~1916)와 미국감리회 헨리 G 아펜젤러(한국명 아편설라·1858~1902) 선교사가 조선 땅에 발을 내디디면서 한국선교가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그렇게 호주장로회(1889), 영국성공회(1890), 미국남장로회(1895), 미국남감리회(1895), 캐나다장로회(1898) 등 여러 교단이 조선 반도에 잇따라 들어왔고 복음의 지경이 넓혀졌다. 1905년 해외 선교사들은 한국복음주의선교연합공의회를 조직했고 협력과 일치를 위해 활동을 이어갔다. 140년이 흐른 한국선교 역사 속 에큐메니컬(교회 일치 운동)이었다.

한국선교 140년을 기념하며 에큐메니컬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21일 에큐메니칼선교연구회(회장 김홍덕 목사)가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에서 마련한 ‘한국선교 140주년 기념행사’에서다. 행사에는 미국장로교, 연합감리교회, 호주연합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등의 목회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처음 국내에 복음을 전했던 각 나라 선교부가 연합해서 행사를 개최해 의미를 더했다.

김홍덕 에큐메니칼선교연구회 회장은 “에큐메니컬은 단순 교회의 부흥이나 기독교 사회를 세우기 위한 사역이 아니”라면서 “서로 다른 교리와 조직을 가졌어도 주님을 한목소리로 고백하며 이 땅에 하나님의 사랑이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는 모습을 허용하고 인내하는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교파와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는 세계 선교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에큐메니컬 정신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미국장로교 목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이어 예배에서 김지은 미국장로교 목사가 ‘성공이 아닌 섬김’(막 10:35~45)이란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얼마 전 홍순관 선생님의 전시회를 갔는데, 그분의 글 중에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게 있었다. 바로 ‘오늘은 그냥 오늘이 아닙니다’”라며 “여러분 오늘은 그냥 오늘이 아니다. 한국선교가 140년을 걸어온 길이다. 이 풍성한 길 속에서 우리도 발걸음을 맞추며 또 앞으로 향하는 140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기념행사는 2부와 3부에 각각 한국선교 140주년 기념도서 ‘성공이 아닌 섬김’(나눔사) 출판기념회와 에큐메니컬 선교 세미나를 진행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