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대가 성경의 내용을 공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경기도 용인 HL인재개발원에서 만난 양길훈(46)목사는 설교를 준비하며 갖는 고충을 전했다.
서울 종로구 종교교회(전창희 목사)는 목회자들의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21일부터 2박 3일간 ‘제2회 다음 시대 목회자를 위한 설교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40여 명의 목회자는 세미나와 공동 연수로 설교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실질적인 설교 설계 훈련을 한다.
전창희 목사는 구약학자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성서주석 12단계를 응용한 ‘9단계 성경 본문 해석’을 제시했다. 전 목사는 “성경 속 나오는 헬라어 원어를 설교 언어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성경 주석에 대한 충분한 묵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설교 용어는 회중에 닿을 수 있고 적용할 수 있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전 목사가 제시한 9단계 성경 본문 해석은 성경 본문의 범위 설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이후 개역 개정, 공공번역, 새 번역 등 여러 번역본을 비교하며 원문에 가까운 의미를 재건하라고 제시한다. 그는 “여러 번역본을 비교한 뒤에는 성경이 기록된 역사적 문학적 성서적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부수적 문헌을 참고하거나 목회자들과 논의하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말씀을 접근하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고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설교 본문을 해석하는 방법론과 함께 효과적으로 설교를 전달하는 기술도 제시됐다. 안덕원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 교수가 제시한 방법은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설교학을 가르치는 폴 스콧 윌슨 교수의 ‘네 페이지 설교법’이다.
네 페이지 설교에는 성서 문제, 세상 문제, 성서 은혜, 세상 은혜의 네 가지가 포함된다. 성서 문제라는 성서 원문의 상황을 파악해 오늘날 세상 문제를 찾는 과정이 첫걸음이 된다. 이후 성서에서 얻은 은혜의 결론을 도출한 뒤 세상에 적용할 수 있는 세상 은혜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 교수는 “이 방식을 설교 전달과 설계때 활용한다면 선로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며 “내 의견이 아닌 하나님 은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장치”라고 제안했다. 이어 “설교는 요리와 같다. 성서 원문을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가 설교의 핵심이다”라며 “성경을 어떻게 연구하고 설교에 적용할 것인가 치열하고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인=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