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재시험 요청과 관련해 “재시험 여부는 정부가 아닌 대학이 판단하는 게 맞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존중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세종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입시는 기본적으로 대학이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며 “저희(교육부)가 재시험을 봐야 한다, 안 봐야 한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치러진 2025학년도 연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 시험 중 한 고사장에서 시험 시작 전 문제가 유출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수험생들은 이에 시험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전형은 각 대학의 장이 정하고 이에 따른 공정성과 프로세스 전반을 책임진다”며 “연대가 내부적으로 조사를 신속하게 마치고, 스스로 수사 의뢰를 했다는 건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재시험은 연대 총장이 공정성이 문제가 된다고 판단한다면 할 것”이라며 “(교육부는) 연대의 기본적 입장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교육부에 문제 유출 경위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연대가 이미 수사 의뢰를 마쳤고, 책임자를 엄중하게 문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사 결과) 무혐의나 아무 문제가 없다면 연대로서는 자유로울 수 있지만 법리적으로는 형법상 적용되는 부분이 나온다면 눈 감고 넘어갈 순 없을 것”이라며 “연대 스스로 꼼꼼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재발 방지 대책은 교육부가 독단적으로 만들 수 없다며 “법률상으로 입학전형은 ‘대학의 장’이 결정하게 돼 있고 그 외의 시행령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시 전형 절차 운영에 있어서 미흡한 게 있다면 여러 의견을 들어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기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번 사태를 대학 행정직원의 착오로 인해 불거진 것으로 파악했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시험이 1시에 시작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 감독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차출로 생겨난 문제’라는 지적에는 “(감독자 교육 강화) 부분에 대해서 대학들과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