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 폭력 가해 학생으로 연루돼 논란이 된 경기 성남시의회 A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 속에 해당 의원의 의정활동 홍보 영상이 올라와 눈총을 받고 있다. 해당 영상은 학폭 논란이 불거져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날 게재됐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16일 성남시의회 유튜브 채널에 올려진 ‘3분 조례-A의원 편’이다. A의원은 해당 영상에서 자신을 비롯한 18명이 발의한 ‘성남시 문화관광해설사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 발의 목적 등을 설명했다.
그런데 영상이 올려진 날은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협의회 의원들이 A의원의 자녀 등 학생 4명이 연루된 학폭 사건과 관련해 불공정한 학폭위 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날이었다. 지목된 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공원에서 피해 학생에게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 수행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는 등 폭력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은 관련 논란에 대해 다음 날인 지난 17일 사과문을 내고 “피해를 본 학생과 가족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하며 시민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 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 제 아이도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고 지난 일을 후회하며 뉘우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A의원의 사과 영상도 아닌 의정 홍보 영상이 올려진 것에 대해 한 이용자는 “성남시의회는 어찌 이 시점에 이 영상을 올릴 수 있나 궁금하다. 이 상황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한 어린 영혼이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학생과 가족의 삶까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일이다” “학폭 논란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사퇴하라” “관련 내용에 대해 성남시의회는 책임감을 갖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성남시의회 게시판에는 A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소속이던 A의원은 21일 탈당했다.
성남시의회 측은 해당 영상이 올려진 배경에 대해 “의정 홍보 영상은 매주 수요일 오후 5시에 올리게 돼 있다. 그 영상도 몇 달 전에 촬영해 놓은 것”이라며 “올릴 때까지는 논란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임의로 영상을 내리긴 어렵다. 현재로선 영상을 내릴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