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들이 가자지구 내 투어 활동에 나선다. 가자지구 점령 이후 유대인 불법 정착촌을 건설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특히 해당 행사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소속된 리쿠드당 소속 의원도 10명가량 참석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스라엘 남부 스데롯에선 ‘가자지구 정착 준비를 위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해당 행사는 서안지구 내 불법 정착촌 건립에 관여한 극우 유대인 정착민 단체인 ‘나찰라’가 주도하며 극우 성향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뿐 아니라 여당인 리쿠드당 소속 의원도 10여명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해당 행사에는 전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최소 73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베이트 라히야에서 10㎞ 떨어진 유대인 정착촌에서 출발하는 ‘가자 옵서버 투어’가 포함된다. 극우 성향 유대인의힘 소속 리모르 손 하르 멜렉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행사 홍보 글과 함께 “가자지구는 태고부터 우리 조상들의 재산이며 우리는 다시 정착할 때 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 내 21개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해체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이후 극우 정치인들은 공공연하게 “가자지구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며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설립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점령지 내 정착촌 건설은 불법이다. 미국도 가자지구 재정착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작지 않다. 야당인 국가통합당의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은 “하마스와의 전쟁 후 1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같다”며 “가자지구 내 정착촌 건설 때문에 우리 아들·딸들이 목숨을 바쳐 희생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아이젠코트 의원은 하마스와의 전쟁 과정에서 아들과 조카를 잃은 바 있다.
앞서 올해 초에도 유사한 행사가 나찰라에 의해 개최된 바 있다. 튀르키예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는 극우 성향 이스라엘인들이 가자지구 내 폭격을 지켜보며 보트 투어를 진행하는 장면이 담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단체는 가자지구 해변 부지가 예약이 완료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투어가 시작되는 스데롯도 과거 2014년 가자전쟁 당시 이스라엘 시민들이 가자지구를 미사일로 폭격하는 장면을 구경하던 스데롯 언덕이 있는 지역이다, 당시 이를 두고 해외 언론에선 ‘스데롯 극장’이라며 맹비난을 하기도 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