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순아커피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제주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됐다.
제주도에 따르면 우수건축자산은 문화재 지정과는 달리 활용 가치에 중심을 둔 진흥 개념의 지원제도다. 소유주가 신청하면 심의를 거쳐 등록되며, 등록되면 수리 비용 일부를 지원받거나 건폐율·주차장 확보 등 주차건축법에서 정한 일부 규정을 완화해 적용받을 수 있다.
제주시 관덕로에 위치한 ‘순아커피’는 제주에서는 보기 드물게 일제강점기 가옥 형태를 갖춘 근대건축물이다.
2층 목조가옥으로, 건축연도는 정확하지 않지만 100년 가까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리상태가 양호하고, 오랜 기간 원도심에서 상업 용도로 이용됐다.
2016년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본래의 골격과 모습을 최대한 보존해 동네점방으로 이용하다 현재는 일부 리모델링해 카페로 운영 중이다.
제주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본식 다다미방을 갖추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제주4·3을 겪은 후 모두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건축주의 자산 보전 의지가 높은 평가를 받아 민간건축물 최초로 우수건축자산에 등록됐다.
제주시 삼성로에 위치한 ‘제주민속자연사 박물관’은 전국 최초 도립박물관이다. 1970년대 대중 관광 시대를 준비하며 제주도 관광개발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건립됐다.
제주 출신 김홍식 명지대 명예교수가 설계해 1984년에 준공됐다. 초가지붕을 형상화한 디자인과 현무암 마감 등 제주의 지역성이 잘 표현된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이후 현재까지 3곳이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됐다.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관광전망대 소라의 성(1호), 제주시 관덕로 제주책방(2호), 해방 전후 고구마나 감자 등 주요 농작물의 종서를 저장하다 지금은 발표식품숙성실로 이용되는 제주시 애월읍 종서저장소(3호)이다. 모두 공공 소유다.
양창훤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역사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우수한 건축자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아울러 관광 자원 등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