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엔폴리 노상철 대표 “내년부터 고품질 나노셀룰로오스 대량 생산“

입력 2024-10-19 10:56 수정 2024-10-20 15:17
에이엔폴리 노상철 대표가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 소재 생산기업인 에이엔폴리(대표 노상철)가 16일 경주 포항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본사 및 공장 착공식을 했다. 대지면적 1,259평, 총 연면적 1,340평의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에이엔폴리는 작년 포브스 아시아 100대 유망기업에 선정됐고, 올 1월 세계 최대 가전, IT전시회인 CES에서 지속 가능 부문 혁신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착공식 당일 노상철 대표를 만나 생산하고 있는 소재와 기업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바이오 소재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나노셀룰로오스를 말한다. 셀룰로오스는 섬유질인데, 나노셀룰로오스는 나노 크기의 섬유질이다. 왕겨나 커피 찌꺼기 등에서 추출한 천연 유래 소재지만 강철보다 5배 강하고 무게는 5분의 1밖에 안 된다. 생분해가 가능하고 독성이 없어 플라스틱과 리튬이온 전지의 대체재, 화장품 및 의료용 생체재료, 전자부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한 예로 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을 만드는 소재라고 보면 된다. 고체, 액상 제품도 만들 수 있다.”

-친환경이지만 비싸면 안될 텐데.
“사람들은 친환경 플라스틱이 기존 제품보다 10~30% 정도 비싸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다. 친환경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도 그 기준에 맞출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경 규제 때문에 우리 소재를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EU 기준으로 자동차를 만들 때는 그 안에 폐플라스틱이나 재활용한 것을 무조건 25%나 30%로 넣어야 한다. 그 폐자원 중에 20%는 폐차에서 나와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런 식으로 친환경 가이드라인이 강화되고 있으므로 이 소재 산업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이번 공장 설립으로 생산량이 많아지면 가격도 계속 저렴해질 것이다.”

-창업은 언제 했나?
“포항공대 연구교수에서 기초과학연구원에 갔다가 다시 포항공대에 와 교원 창업을 했다. 2017년에 2명이 시작해 지금은 27명이 함께 하고 있다. 대학에선 바이오 쪽 암 연구 를 했고 포항공대에서 소재를 다루면서 이번 사업에 많이 접목했다. 우리 소재는 플라스틱 대체도 할 수 있지만 인공 장기라든지 인체에 사용하는 생체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했던 것들이 잘 융합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번 착공식의 의미를 설명하자면.
“공장을 설립하면 나노셀룰로오스를 독립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가장 큰 기업이 된다. 우리의 1차 목표는 주식 상장이다. 그러려면 기술뿐만 아니라 매출도 필요하다. 매출을 높이려면 결국 제품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공장에서 연간 1000t 이상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2차, 3차 공장도 빠르게 지을 계획이다. 한편으로 이곳 포항 바이오특화단지에 처음으로 세워지는 바이오기업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착공식에 참석한 양금희 경제부지사와 이강덕 포항 시장도 이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많이 돕겠다고 했다.”
에이엔폴리 본사 및 공장 착공식 참석자들이 시삽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금희 경제부지사는 이날 “경북도가 출자하는 벤처투자펀드인 G-star펀드 1조 원 조성 목표를 조기에 달성해, 에이엔폴리처럼 혁신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과 연구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창업 혁신 투자생태계 활성화에 힘쓰겠다”며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지구 첫 번째 바이오기업으로 고품질 대량 생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포항은 바이오산업 육성에 인력 충당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착공식에는 양금희 경제부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한창화 도의원 및 관련 기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투자사들의 관심이 많다.
“우리 기업의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높다. 효성벤처스, 포스코기술투자, 인라이트벤처스 등으로부터 올해까지 1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포스코에서 70억원, 효성에서 30억원을 받았다. 내년에도 한 200억원 정도 들어올 것이다. 투자들은 우리의 고객이기도 하다. 효성 LG 삼성전자 등이 우리의 제품에 대한 확실한 요구가 있다. 그래서 이 작은 공장 하나 짓는 데 관심을 두는 것이다.”

-크리스천이라고 들었다.
“모태신앙이다. 서울에서는 개포동교회를 섬겼고 포항에서는 예장 고신 측의 충진교회를 다닌다. 대학에선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훈련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유니콘 기업을 목표로 이루기 이전에 선한기업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감사한 것은 이런 뜻을 창업 때부터 지켜오니까 주변에서 정직한 기업, 깨끗한 기업으로 알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 박수치는 이가 지우종합건설 한상업 대표.

-공장은 지우종합건설에서 시공한다.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다. 지우종합건설은 시공하기 까다로운 교회 건축물을 전문적으로 시공한 기업으로 시공 기술로 손에 꼽히는 곳이다. 특히 한상업 대표는 감리교 권사이면서 만날수록 신뢰할 수 있는 분이란 걸 알게 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좋은 파트너로 지속해서 협업할 계획이다.”

지우종합건설(대표 한상업)는 2004년 설립된 건설기업으로 평택제일감리교회 용인중앙감리교회 등 교회건축을 전문적으로 하면서 관급공사, 공장, 근린생활시설 등을 시공하고 있다. 포항=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