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다녀온 미군, 아시아 1등 셰프 돼” 안성재, CNN 탔다

입력 2024-10-18 17:34
뉴시스

미국 CNN 방송이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 요리사’에서 활약한 셰프 안성재 씨에 대해 “아시아 최고 셰프”라고 평가했다.

18일 방송가에 따르면 CNN은 전날 “이라크에서 미군으로 복무한 안씨는 이제 아시아 최고 셰프이고 흑백 요리사 심사 위원이다. 이라크의 전쟁터에서 미쉐린 스타 셰프, 넷플릭스 인기 프로그램까지 그의 여정은 일반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라면서 안씨가 13살의 나이로 캘리포니아에 이민을 간 뒤 유명 셰프가 돼 이름을 알리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안씨는 CNN에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한국에서 온 이민자 가족이었다. 우리는 영어도 모르는 상태로 미국에 도착했다. (미군에 입대한 것은) 그것만이 내가 여행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라크전 파병을 자원했을 때 다들 ‘왜 그런 미친 짓을 하느냐’라고 물었지만 나는 할아버지 등으로부터 한국 전쟁에 대해 듣고 자랐다. 내가 전쟁을 경험할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안씨는 제대한 뒤 독일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정비공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훈련을 시작하기 2주 전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운영되던 요리 학교 ‘르 코르동 블루’에서 일하던 셰프들을 만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안씨는 일련의 상담을 받고 르 코르동 블루에 입학했다며 “뒤를 돌아본 적도, (셰프가 되겠다는 결정을) 후회한 적도 없다. 이제는 내가 포르쉐 차량을 몰아 괜찮다”라고 말했다.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한 안씨는 ‘프렌치 런더리’와 ‘베누’ 등 미국에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유명 식당에서 경력을 쌓고 2015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열었다. 모수 샌프란시스코는 곧바로 미쉐린 1스타를 받으며 이름을 날렸다. 안씨는 2017년 모국으로 돌아와 ‘모수 서울’을 열었다. 모수 서울은 2022년 미쉐린 3스타를 받았다.

CNN은 안씨가 요리 인생에 접어든 것이 충동적 결정에 의한 것이었지만 할머니의 손맛을 보며 자라고 방과 후 이민자 부모의 중국집 일을 도운 그에게 요리란 혈관을 돌아다니는 숙명과도 같았다고 평가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