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합친 ‘삼성 초기업 노조’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챗GPT 사용 제한 전면 해제와 인사제도 혁신 등을 촉구했다.
삼성 초기업 노조는 18일 이 회장과 정 부회장에게 전날 보낸 공문을 통해 “삼성의 위기는 우리 직원만의 위기가 아닌 대한민국 재계 전반에 영향이 갈 수 있을 정도로 중대 사안”이라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혁신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업 노조는 이를 위해 챗GPT 사용 제한 전면 해제를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사내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챗GPT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주요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기업 노조는 “전쟁과 같은 세계적인 경쟁을 하는 데 있어 최고의 툴을 두고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며 “AI를 받아들이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해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인사제도 혁신도 요구했다. 초기업 노조는 “현재 신인사제도 이후 승진의 메리트, 보상 등이 사실상 전무해지며 일을 해야 할 이유를 많은 직원들이 찾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인사제도 하에서 보신주의 리더는 넘쳐나고 있으며 잘못된 평가는 누적돼 직원들의 사기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인사제도 및 성과 보상제도에 대한 대대적 혁신 작업을 빠른 시일 내 시작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소한 샐러리캡 폐지, 각 역할에 맞는 적정한 승진체계를 통해 동기부여 와 연봉 인상의 기회를 다시 꿈꿀 수 있게 해달라”며 “기본급을 높이고 OPI가 진정한 성과급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봉구조를 개선해주시고 RSU(양도제한 조건부 주식)와 같은 새로운 보상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DX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등 5개 노조가 연대한 조직이다. 삼성그룹 내에서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에 이어 2번째로 크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